고정금리 비중 11개월만에 최저…변동형 8%p 상승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근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은행권 신규 주택담보대출 중 혼합형(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전환)을 선택하는 고객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거듭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에 혼합형 대신 변동금리형 주담대를 선택하는 대출자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 최근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은행권 신규 주택담보대출 중 혼합형(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전환)을 선택하는 고객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김상문 기자


8일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 및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예금은행의 10월 고정(혼합형)금리 주담대 비중은 신규 취급액 기준 67.2%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75.2% 대비 약 8.0%포인트(p) 하락한 셈인데, 지난해 11월 65.0%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 반면 10월 변동금리 주담대 비중은 고정금리 하락분을 흡수하면서 종전 24.8%에서 32.8%로 불어났다.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은 지난 2021년 1월 55.7%로 변동금리형과 비등했다가 같은 해 12월 37.3%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거듭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자 고정금리를 택하는 대출자 비중은 지난해 12월 71.7%로 치솟았고, 올해 4월에는 80.7%까지 올라섰다. 한은의 거듭된 기준금리 동결 선언에도 시장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대출 공포가 극심해진 까닭이다.

하지만 최근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고조화되면서 고정금리형 대신 변동금리형 주담대를 택하는 대출자가 늘어나고 있다. 미 연준이 내년 상반기부터 기준금리를 본격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이 거듭 나오면서, 우리나라도 동조화 현상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까닭이다. 

실제 최근 미국 국채금리는 10년물을 중심으로 크게 하락하고 있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지난 7일 10년물 금리는 4.1630%를 기록해 연중 최고치를 보인 지난 10월 4.9%대 대비 급격히 하락했다. 10년물 금리추이는 은행권 고정금리형 주담대의 준거금리인 국내 은행채 5년물 금리에 큰 영향을 준다. 

이에 은행채 금리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급)의 전날 평균 금리는 4.072%로 지난 6월7일 4.078% 이후 약 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8일 4.500%와 견주면 약 0.428%p 하락했다.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82~6.12%로 변동금리 연 4.61~7.07%보다 상·하단 모두 낮게 형성돼 있다. 하단금리를 놓고 보면 고정형이 변동형보다 약 0.79%포인트(p) 낮고, 상단금리도 약 0.95%p 낮다. 

이 같은 금리격차에도 변동금리형을 택하는 건 대출자들이 추후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까닭으로 해석된다. 시중은행의 혼합형 상품은 5년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형으로 전환되는데, 2년 전 주담대 변동금리 수준을 떠올려 현재의 금리수준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근 미국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리격차에도 불구 변동금리형 주담대를 택하는 대출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통상 12월이 이사철이기 때문에 대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있는 만큼 상환 능력을 갖춘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주담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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