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기자] 1945년 일제로부터의 해방 이후로 70년이 흘렀다. 이에 의거하여 최근 ‘광복 70년’이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 가득한 가운데 70년이 아니라 ‘광복 67주년’을 기리는 의미 있는 자리가 13일 열렸다. 자유경제원은 13일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광복 67주년 기념 특별토론회,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의 건국 -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양 날개로 웅비하다’를 열었다.
자유경제원은 “대한민국이 해방 70주년(1945년), 건국 67주년(1048년) 등 식민지에서 벗어나 자유민주주의 및 시장경제로 우뚝 서 진정한 빛을 찾았음”을 되새기며 건국이 곧 광복(光復)임을 기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송복 연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에 이어 기조강연자로 나선 복거일 작가는 이와 관련하여 대한민국의 정체성, 한반도의 시야, 당시의 국제적 상황, 우남 이승만의 신념과 공헌에 대해 언급했다. 복거일 작가가 발언한 기조강연 요지는 다음과 같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똑바로 알아야 한다
우리는 미래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정체성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나온 과정, 역사를 공부해야 합니다. 정체성은 역사에서 수동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물려받은 자산을 유산으로 삼아서 앞으로 어떤 모습이 되겠다고 선택하는 과정을 통해 완성됩니다.”
“정체성은 본질적으로 미래지향적입니다. 과거를 살펴서 미래를 택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지정학적 요인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강대국들로 둘러싸인 조건 말입니다. 무언가 맥락을 세울 때 둘레를 넓게 잡아야 합니다. 지난 날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만주와 중국 본토, 일본에서 일어나는 일이 우리에게 계속 영향을 끼쳤습니다. 19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바다 건너에서 온 힘이 우리 역사를 다듬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역사가들은 그렇게 넓은 맥락에서 살피지 못했습니다. 국경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우리 사회가 다듬어지고 변화했다고 믿는 것처럼 범위를 좁혔습니다. 그러다 보니 설명이 잘 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우리 사회가 전통적으로 폐쇄적이고 내부 지향적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외부에 대해 무지합니다. 큰 고난을 겪은 외침을 살펴보면, 바깥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습니다. 문제는, 이를 깨달았던 것은 외침을 겪었던 그 때 뿐이었고 그 이후에는 우리의 시야를 외부로 향하는 전통을 만들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모든 지식인들이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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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경제원은 “대한민국이 해방 70주년(1945년), 건국 67주년(1048년) 등 식민지에서 벗어나 자유민주주의 및 시장경제로 우뚝 서 진정한 빛을 찾았음”을 되새기며 건국이 곧 광복(光復)임을 기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복거일 작가는 이와 관련하여 대한민국의 정체성, 한반도의 시야, 당시의 국제적 상황, 우남 이승만의 신념과 공헌에 대해 언급했다./사진=미디어펜 |
“다만 이와 달리 두드러진 예외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우남 이승만입니다. 이 분은 젊었을 때부터 강대국들이 제국주의, 국제적 질서를 만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약소국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우남 이승만은 거기서 나온 전략을 실천하려고 평생을 노력했습니다.”
“우리는 우남이라는 사람의 삶을 통해서 세계 역사를 살필 수 있습니다. 우남의 삶이, 우남의 눈길이 세계를 살피는 창이 되는 것입니다. 우남의 눈을 따라가 보면 감탄할 만큼 당시의 국제적 상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거꾸로 우리가 우남을 제대로 이해하고 평가하려면 당시 국제 상황을, 강대하고 끊임없이 바뀌는 국제적 상황 속에 우남을 놓고 이해해야 합니다.”
“우남의 가장 두드러진 공로는 대한민국의 탄생입니다. 대한민국이 탄생하는데 있어서 우남의 역할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우남 이승만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신봉자였다는 것입니다. 우남은 평생 그 신념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미래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정체성으로 삼아야 하는데,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훌륭한 체제(자유민주주의 및 시장경제)를 우리가 갖도록 함으로써 우남은 우리가 올바른 정체성을 가질 수 있는 바탕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남의 공헌은 잊혀지고 허물만 부풀려졌습니다. 지난 반세기는 우남에 대한 오욕의 세월이었습니다. 우남의 삶이 그렇게 폄하되었다는 사실은 우남 개인적으로는 불이익이며, 사회적으로는 ‘정체성의 왜곡’을 의미합니다. 대한민국의 근원과 지금까지의 성취를 깎아내리지 못해 안달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과 우남이 오욕의 세월을 보냈다는 것은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우남 이승만을 올바른 맥락 속에서 평가하고 이를 기리는 것은 우리 사회를 보다 낫게 만드는 작업입니다. 200년 전 영국에서 한 젊은 시인이 죽음을 앞두고서 ‘여기 누워 있다. 그의 이름이 물로 씌어진 사람이.’라며 자신의 비명을 스스로 지었습니다. 불멸의 작품을 남긴 키츠가 스스로 지은 이 비명은 셰익스피어의 한 구절을 언급한 것입니다.”
“우남은 그 이름이 물로 씌어진 사람입니다. 이승만 이름 석 자가, 그가 세우고 사랑했던 대한민국의 중심에 우뚝 서도록 하는 것이 여기 남아 있는 우리의 과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