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최근 채권 조달 금리가 낮아지면서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카드사들은 채권 시장 훈풍과 여신전문채권(여전채) 금리 하락에 여전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AA+ 등급 3년 만기 여전채 평균 발행 금리는 4.146%로 나타났다. 직전일인 6일 기준으로는 4.123%며, 이는 지난 6월 7일(4.116%)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약 한 달 전인 10월 1일(4.927%)과 비교하면 0.781%포인트(p)나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채권시장 경색으로 6%까지 올랐던 채권 금리는 올해 초 5%대를 기록한 뒤 3월에는 3.8%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그러나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불거진 지난 5월부터 4%대로 재진입한 뒤 오름세를 이어왔다. 지난 10월 30일에는 4.938%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여전채는 카드사, 캐피탈사 등의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들이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여전사들은 은행과 달리 예·적금 등 수신기능이 없어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차입하는 방식으로 운영자금을 조달하는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여전채 금리도 덩달아 오르면서 부담해야 할 비용이 늘게 됐다. 카드사들은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이상을 여전채를 조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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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최근 채권 조달 금리가 낮아지면서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7개 카드사의 3분기 기준 평균 조달금리를 살펴보면 3.05%로, 지난해 평균 조달금리(2.31%)보다 0.74%포인트나 올랐다. 그 결과 카드사의 3분기 누적 이자비용이 2조9136억원으로 전년 대비 50.7%나 급등하며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여전채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카드사들과 캐피탈사들은 잇달아 자금 조달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달 발행된 여전채는 카드사 3조4450억원(70회)으로 직전 달(1조6500억원)과 비교해 두 배 가량 급증했으며 캐피탈사도 7조1303억원(206회)을 기록하는 등 여전채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에 따라 여전채를 기반으로 금리가 결정되는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 상품 금리도 다소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자금 조달 가격이 오르면 조달 원가에 마진을 붙여 내놓는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 상품의 금리도 오르고 반대로 자금 조달 가격이 내리면 대출 상품의 금리도 낮아진다.
지난 10월 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각각 14.4%, 17.8%에 달했다.
다만 시장금리가 실제 상품 금리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2~3개월 가량의 시차가 있다. 이에 따라 내년 1분기쯤 카드론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가 낮아지면서 대출 상품의 금리 인하 여력이 생기게 됐지만 발행한 채권으로 바로 상품을 운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출 금리가 낮아지려면 몇 달이 걸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