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기자회견...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위성정당 금지 당론 촉구
“선거제 퇴행하면 돌이킬 수 없어…멋없게 이기면 세상도 못 바꿔”
[미디어펜=최인혁 기자]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분열의 길로 가서 안 된다”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와 위성정당 금지법 당론 채택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제게 남아 있는 모든 것을 내놓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호소한다”면서 “22대 총선에 남아 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 제가 가진 것도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다 내놓겠다”면서 현행 선거제도 유지를 호소했다. 

오는 14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배수진을 친 것이다.

   
▲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월 13일 오는 총선에서 선거제도가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불출마 선언으로 배수진을 쳤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 의원은 “당의 입장을 정하자던 의총일로부터 벌써 2주가 지났고, 급기야 어제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다”면서 “규칙도 없이 총선이 시작된 셈”이라며 국회가 선거제도 개편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선거제도를) 한번 퇴행하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 양당이 선거법을 재개정할리가 없고, 한 정당이 개정하려고 해도 상대 정당이 반대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선거제도 회귀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에 “국회와 거대 양당은 선거제 퇴행 논의, 양당카르텔법 도입 논의를 중단하시라”면서 “(특히) 국민의힘은 선거법 퇴행 시도를 포기하고 위성정당금지법 제정에 협조하라”고 꼬집었다.

또 그는 이재명 지도부가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를 검토하고 있는 것에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 대표가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라고 병립형 회귀를 시사한 발언을 언급하며 “멋없게 이기면 총선을 이겨도 세상을 못 바꾼다”면서 국민과 약속을 파기할 경우 지지를 호소할 명분이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불어 “멋없게 지면 최악”이라며 “선거제 퇴행을 위해 우리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야합하는 무리수를 두면 총선 구도가 흔들리고, 국민의 정치혐오를 자극해 투표율이 떨어져 47개 비례대표 중 몇 석이 아니라 총선의 본판인 253개 지역구가 흔들릴 수 있다”며 ‘소탐대실’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개혁의 핵심은 증오 정치의 판을 깨는 것”이라며 “증오 정치의 반대말은 문제 해결 정치이자 연합정치”라면서 “국민의 삶을 지키는 문제 해결 정치를 통해 국민에게 정치 효능감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28명의 의원이 난상토론을 벌였지만 ‘원칙론’과 ‘현실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결론 도출에 실패했다. 이에 오는 14일 계획된 의원총회에서 추가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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