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부실PF '옥석가리기' 원칙따라 진행할 것"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경고음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내년부터 부동산 PF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대주단 협약을 통한 만기연장·이자유예 등을 유도하며 부동산 PF 사업장의 정상화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연체율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등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부실 사업장에 대해 시장원칙에 따라 정리가 불가피하다"며 부동산 PF 옥석 가리기를 예고했다.

   
▲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경고음이 커지는 가운데 내년부터 부동산 PF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사진=김상문 기자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9월 말 기준 134조3000억원으로 연체율은 2.42%로 집계됐다. 6월 말 (대출잔액 133조1000억원, 연체율 2.17%)과 비교해 석 달만에 대출잔액은 1조2000억원, 연체율은 0.24% 포인트 상승했다.

업권별로 새마을금고‧농협‧수협 등 상호금융권의 PF 대출 연체율이 4.18%로 전분기(1.12%) 말 대비 3.05%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권 연체율은 0.95%포인트 오른 5.56%, 보험업권 연체율은 0.38%포인트 오른 1.11%로 집계됐다. 증권사 연체율은 13.85%로 업권 중 가장 높았지만, 전분기 말(17.28%)에 비해 3.43%포인트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연체율이 증가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11일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에서 "높은 금리와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등 부동산 PF 사업여건 개선이 더딘 것은 사실"이라면서 "금융기관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PF 대주단 협약 등 사업성 개선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부동산 PF 부실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 3곳이 지난 8일 기준 최근 한 달간 채권의 신용등급이나 등급전망을 낮춘 기업은 총 12개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금융사‧건설사 등 5곳이 부동산 PF 리스크 확대 영향이 반영돼 하향조정됐다.

당국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부실 사업장에 대한 칼을 빼 들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단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사업성이 미비한 사업장이나 재무적 영속성에 문제가 있는 건설사·금융사의 경우에는 시장원칙에 따라 적절한 조정·정리 등을 전제로 한 자기 책임 원칙의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옥으로 판명되는 사업장이라든가 회사에 대해서는 유동성 공급이 잘 지원될 수 있도록 협력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규제 완화 등 조치를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국이 부동산 PF 정리를 지연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다양한 금융·비금융·심리적 요소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대원칙에 어긋날 생각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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