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정부가 배터리 공급망 재정비에 나서면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인 13일 세종 포스코퓨처엠 세종2공장에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산업 공급망 전략회의'를 열고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가 향후 첨단기술분야의 중국 자원 의존도를 줄여 글로벌 시장 및 정세 변동에 따른 리스크 분산에 나선 것이다.
|
|
|
▲ 전기차 충전 모습./사진=KG모빌리티 제공 |
전략에 따르면 수입 100만 달러, 특정국 수입의존도 50% 이상인 소부장 품목 1719개를 대상으로 산업영향, 대체 가능성, 중·장기 수급 전망 등을 고려해 185개의 공급망 안정품목을 선정·관리하게 된다.
중국, 일본, 미국 등에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 다수 포함됐다. 2030년까지 이들 품목에 대한 측정국가 의존도를 50%이하로 낮추는 게 골자다.
업종별로는 △이차전지(19개) △반도체(17개) △디스플레이(12개) △자동차(11개) 등이다. 반도체 희귀가스, 인조·천연흑연 등 산업생산에 필수적 소재는 물론 희토류(희토영구자석), 수산화리튬 등 핵심광물 가공 소재, 요소와 같은 범용소재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됐다. 185개 품목은 내년 1분기 소부장경쟁력 강화 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정부는 185개 품목의 특정국 의존도를 지난해 기준 평균 70%에서 2030년까지 50% 이하로 낮추기 위해 공급망 10대 이행과제를 추진한다.
지금까지 배터리 소재 등은 중국 의존도가 높았다. 가격이 싸고 무역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가 공급망 재편에 나서면서 탈중국은 시대적 과제가 됐다.
정부는 앞으로 공급망을 '효율성'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관리할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밖에 배터리 재활용 생태계를 집중 조성해 공급망 안정화에 힘을 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자동차 배터리 관련 '재제조·재사용·재활용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지원법을 내년에 마련하고, 전기차용으로 쓰기 어려운 사용 후 배터리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밖에 수명이 다한 배터리는 분해해 광물을 추출한 뒤 전기차 배터리 원료로 재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사용 후 배터리를 모두 다시 쓰면 연간 전기차 17만 대 분량의 핵심 광물을 확보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현대·기아차가 연간 생산하는 전기차 30만 대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이 핵심 광물로 만든 배터리를 넣은 전기차 가격은 한층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정부는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38조 원 이상 정책금융을 지원해 배터리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IRA 대응을 위해 북미 시설투자 시 대출한도 확대, 금리·보험료 인하 등 금융 우대를 제공한다. 또 광산개발을 위한 현지법인 설립 및 금융기관 차입 시 채무보증 등 3조 원을 지원한다. 총 1조 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 펀드' 등도 조성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배터리 공급망 안정화 전략에 따라 광물과 소재의 탈중국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에서도 같은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