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경제부 이보라 기자 |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지난해부터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조달비용이 늘어난 카드사들의 곡소리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에 더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또 다시 카드가맹점수수료 인하 카드를 활용할까 긴장하고 있다.
문제는 피해가 카드사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전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카드사의 수익이 감소하면서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 역시 줄어들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1~9월 신용카드 247종, 체크카드 34종 등 총 281종의 카드가 발급이 중단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단종 수인 116종(신용 79 ·체크 37)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자동차 구매 시 제공하는 캐시백, 무이자할부 등 혜택도 축소했으며, 자동차보험 무이자 할부 기간은 평균 2~6개월에서 2~3개월로 줄었다. 국세 지방세 납부 시 제공하던 무이자할부 혜택도 중단하거나 최대 3개월까지로 줄였다.
블랙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쇼핑 대목과 연말 여행객을 겨냥해 카드사들은 호텔, 항공권 할인 이벤트나 마케팅을 경쟁적으로 펼쳐왔으나 매년 규모가 축소되는 모습이다.
카드사들이 비용절감을 이유로 혜택을 줄이면 그만큼 카드 소비 역시 줄어들고 이는 고스란히 매출 감소로 이어져 결국 피해가 가맹점주에게도 돌아간다.
올해 3분기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8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530억원) 대비 11.7% 감소했다.
고금리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으로 업황이 악화된 영향이나 카드업계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속된 가맹점수수료 인하를 꼽고 있다.
가맹점수수료는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마련된 산정원칙에 따라 카드결제에 수반되는 적정원가를 기반으로 3년마다 조정해 왔는데 정치논리에 의해 매번 인하돼왔다.
그동안 카드수수료율은 2007년 이후 총 14차례에 걸쳐 하향 조정됐다. 현행 수수료율은 신용카드 기준으로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은 0.5%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가맹점은 1.1%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가맹점은 1.25%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는 1.5%를 적용받는다. 현재 전체 가맹점의 95.8%가 이 같은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여기에 신용카드 매출액의 1.3%를 매출 세액에서 빼주는 세액 공제까지 적용하면 약 92%의 가맹점은 오히려 세금을 환급받거나 카드수수료의 실질적 부담이 0%에 가까운 상황이다.
지속된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은 본업인 신용판매 부분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2월 카드수수료율의 근거가 되는 '적격비용' 산정 체계를 논의하는 TF를 꾸리고 올해 3분기 중으로 개선안을 도출할 계획이었으나 개선안은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고 있다.
현재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를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나 만약 주기가 연장되지 않으면 내년에 재산정 주기가 돌아온다.
카드사들이 수익을 내고 이를 다시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데 사용해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는 등 시장이 순기능을 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야할 때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