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상향하는 문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불과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지만 또 다시 흐름이 바뀌었다. 정책 일관성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는 한편, 이번에도 기준상향이 무산될 경우 여론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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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상향하는 문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사진=김상문 기자 |
19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의 ‘대주주 요건 완화’ 문제에 또 다시 시장의 시선이 집중된 모습이다. 문제의 핵심은 주식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대주주'의 주식 보유액 기준을 현행 10억원에서 30억~50억원으로 대폭 상향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특히 코스닥 시장이 연말마다 하락 압박을 받는 주요 원인으로 매년 지목돼 왔다. 이른바 ‘큰손’들이 10억원이라는 기준을 피하기 위해 매도하는 물량 때문에 각 종목들의 주가가 떨어져 결국엔 소액주주(개미)들이 피해를 본다는 비판도 나오곤 했다.
대주주 기준 완화에 대해 ‘부자감세’라는 비판이 여전히 나오지만, 정작 이 문제에 가장 적극적으로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개미들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문제는 대통령령인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동의가 없어도 정부가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만으로 시행이 가능하다.
올해 하반기 들어 코스닥이 또 다시 강하게 조정을 받자 정부의 제도개편 가능성이 다시 한 번 점쳐졌다. 그런 흐름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다름 아닌 추경호 부총리였다. 일주일 전인 지난 12일 추 부총리가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는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 발언의 여파는 컸다. 발언 당일인 12일부터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인 15일까지 4거래일간 개인들은 물경 3조2600억원어치 물량을 던졌다. 결국 올해에도 대주주 요건 문제 때문에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생겨난 셈이다.
이후 다시금 정부가 '요건 완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여론은 반신반의하면서도 기대감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내일인 20일을 전후로 개편 여부가 발표되고, 21~22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처리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새롭게 설정되는 대주주 요건 기준금액은 ‘50억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올해 주식시장은 12월28일 폐장이므로, 아무리 늦어도 2거래일 전인 12월26일에는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야당인 민주당은 여전히 반대 입장인데, 이제 와서 또 다시 기준상향이 무산될 경우 정부에 기대를 걸고 있던 투자자들의 여론마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이 가장 기피하는 것은 불확실성인데 정부의 추진 과정에 아쉬운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 “(정부 측으로부터) 일관되지 않은 사인이 나오면서 찬성 측과 반대 측 전부가 비판적인 자세가 된 것 같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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