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국내 증시는 작년의 하락분을 상당 부분 회복하며 견조한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주가폭락 및 조작 사태 등으로 많은 투자자들의 근심이 깊어진 기간이기도 했다. 2차전지와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은 시장을 설레게 했고, 연말엔 다시금 도래한 ‘반도체의 시간’이 내년 흐름을 낙관하게 만들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신규상장주(IPO) 가격변동폭 확대‧공매도 전면금지 등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았고, 업계는 달라진 시장상황에 면밀히 대처하기 위한 임직원 세대교체에 돌입했다. 미디어펜은 5회에 걸쳐 2023년 국내 증시 주요 이슈를 되돌아 본다.
[2023결산-증권②]에코프로發 2차전지 ‘신드롬’…새해 유망 섹터는?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올 한해 증시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분야는 2차전지였다. 다만 최근에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차전지주를 폭풍 매수하던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순매도로 전환, 매도 러시를 이어가는 중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최근 한 달 동안 총 2391억1500만원어치의 에코프로 주식을 팔아 치웠다. 올 상반기 2차전지 투자 열풍 속 에코프로 주식 총 1조9144억4800만원어치를 사들인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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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2차전지 업종이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궜다면, 내년에는 '반도체'를 주목해야 한다는 증권가의 의견이 제시됐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에코프로는 한 증권사의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은 게시글을 보유하는 등 올해 2차전지주 돌풍의 주역이었다.
또다른 2차전지 관련주 포스코(POSCO)홀딩스에 대한 개인 순매도세도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개인은 올 상반기 포스코홀딩스 주식 4조7601억34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이달에는 1283억7600만원의 매도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는 2차전지 업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대선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글로벌 전기차(EV) 수요 부진 등으로 부침을 겪을 수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차전지 관련 주요 8개 기업(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LG화학·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SK아이이테크놀로지·에코프로)의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 합산을 총 16조369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초 기준으로 19조2931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15.2% 낮아진 수준이다.
내년 유망 섹터로는 ‘반도체’를 꼽는다. 반도체 빅2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지난 3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대폭 개선되면서 업황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까닭에서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금리가 하락하면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설비 투자를 늘리는데, 이는 반도체 수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디스플레이·화학 업종의 경우 이익률이 최근 20년 바닥까지 내려온 상태지만, 내년 매출 성장률은 높다"며 매출이 수요에 대한 전망을 반영하는 점에 미뤄봤을 때, 연초 이후의 경기 상승 국면에 선호 업종으로 추천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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