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외국식 만나이 계산 적용으로 실생활화 괴리

“이효리는 1998년 20살 (만 19살)에 핑클로 데뷔했습니다. 즉 지금의 현아 나이 때 이효리는 데뷔를 했습니다”

어떤 기사의 일부다. 이 기사는 이효리 가수의 나이를 생년과 한국나이, 만나이를 모두 표기하고 있다. 언론사별 인물 나이 표시는 ‘만나이’가 관행적으로 되어있다. 조선일보나 문화일보는 “만나이로 계산해서 인물 나이를 표시하는 것을 내부 지침으로 가지고 있다”고 확인해줬다.

그러나 어떤 독자는 “한국은 나이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한국은 12지간의 문화가 있어서 띠별로 친구관계가 형성되고, 존칭어법이 발달해있어서 동갑일 경우에는 서로 편한 사이가 되지만, 나이 차이가 있으면 존칭어가 사용되기 때문에 1~2살의 나이 차이는 매우 민감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 독자는 “언론사가 인물 나이 표시를 한국식으로 하는 것이 정상이지, 왜 외국의 나이표시법을 따라야하는 지 의문이다”면서 “초등학교 학교 입학도 3월 1일을 기점으로 정했을 때 동네 또래 집단의 문제가 발생해 지금은 1월 1일에서 12월까지 출생한 것으로 변경됐다. 한국 나이를 기준으로 학교 입학기준이 변경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만나이와 한국나이는 계산 방법에 있어서 완전히 다르다. 만나이는 태어난 날짜를 기준으로 해서 계산하는 방법이고, 한국나이는 어머니 뱃속 10달을 포함해서 해가 지나면 같은 띠는 똑같이 1살을 먹는 개념이다.

 

◆언론사별 인물나이 들쑥날쑥

8월 12일자 조선일보에 나와 있는 인물나이 표시를 조사한 결과, 만나이를 기준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이와 관련해 조선일보는 “내부지침이 만나이로 하도록 되어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의 경우도 만나이로 계산되어 있었다.

대니얼 바랜보임의 경우 언론사별 나이표시가 들쑥날쑥했다. 중앙일보와 뉴시스의 경우 만나이와 차이를 보였다. 또 8월 9일자 뉴시스의 ‘나는가수다` 임진각 간다의 기사에 표시된 인물들의 나이를 조사한 결과, 만나이로 계산되어 있었지만, 대니얼 바렌보임과 조수미의 만나이는 다르게 표시됐다.

 

◆기자들이 정신없다보니 그럴수도~

문화일보 박한용 편집국장은 “각 언론사별로 자체적 기준이 있을 것이다”며 “문화일보는 만 나이로 계산하고 과거부터 관행적으로 그렇게 표시해왔다. 한국나이든 만나이든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뉴시스의 8월 9일자 인물 나이 표시 조사표.
▲뉴시스의 8월 9일자 인물 나이 표시 조사표.

“타 언론사의 경우 만나이로 계산했을 때 틀린 경우가 많던데 그 이유가 뭔가요”라고 묻자, 박한용 편집국장은 “기사를 쓰면서 기자들이 바쁘다보니까 초고쓸 때 나이계산을 잘못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 같다”면서 “데스크에서는 그 많은 기사의 나이를 하나 하나 체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틀려도 1~2살 차이고, 기사의 핵심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중요하게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한겨레 박찬수 편집국장은 “한겨레는 만나이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어떤 인물에 있어서 생일을 알수 없을 때는 태어난 년도를 빼서 계산한다”면서 “만나이 계산법을 태어난 연월일을 정확히 알아야만 하는 애로사항이 있다. 원칙은 만나이지만 상황에 따라 태어난 년도를 빼는 계산법을 병행한다”고 말했다. 또 박찬수 편집국장은 “왜 한국나이로 표시하지 않느냐는 독자들의 항의전화는 받아본 적은 없다”면서 “독자들의 목소리에 언제나 귀를 기울이는 언론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