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서울 집값이 2차 조정 국면에 진입한 모양새다.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량이 줄었고 반대로 매물은 쌓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고금리, 원자잿값 상승, 공급불안 등 불확실성 지속에 따라 내년에도 집값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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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아파트와 오피스 전경./사진=김상문 기자 |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12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이날 기준 528건이다. 부동산 매매 신고 기한은 계약일로부터 30일로 신고기한이 아직 한 달가량 남았지만 올해 1월 1412건을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8월 3870건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9월 3372건, 10월 2311건, 11월 1792건 등 이달까지 지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등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았던 지역은 위주로 거래 감소가 두드러졌다.
가격이 과도하게 치솟은 데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 8월 대비 이날 기준 거래량 감소폭은 서초구 –96.91%, 용산구 –93.22%, 강북구 –93.01%, 강남구 –90.64% 순으로 컸다.
이처럼 거래가 줄면서 시장에 매물이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5384건에 달했다. 이는 8월 7만1226에 비해 5.84% 증가한 수치다.
매물 적체 양상은 주로 영혼까지 끌어모아 빚내서 투자했던 이른바 '영끌·빚투족'이 많이 몰렸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 나타났다.
금천구가 8월 대비 이날 기준 매물 증가량이 16.63%(992건→1157건)로 가장 높았다. 관악구 9.29%(2034건→2223건), 구로구 1.76%(3073건→3127건) 증가하기도 했다. 노원구 역시 높은 매물 증가율(7.08%, 5003건→5357건)을 보였다.
이달 하락거래를 살펴보면 거래량 감소 상위 지역과 연동하는 특징을 보였다. 지난 6일 용산구 이촌동 '동부센트레빌' 전용면적 100.92㎡가 18억3000만원(13층)에 거래됐는데 직전 최고가 거래인 2021년 10월 24일 25억원(18층)과 비교해 6억7000만원 하락, 낙폭이 가장 컸다.
뒤이어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9㎡ 18억7000만원(2층),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2단지 전용 83.06㎡ 18억3000만원(11층)에 각각 거래되면서 최고가와 비교해 6억6000만원. 6억4000만원이 떨어졌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전용 164.97㎡ 43억3000만원(18층), 용산구 이촌동 '삼익' 전용 105.36㎡ 17억원(1층)에 거래되면서 매매가 성사되면서 아파트값 낙폭이 6억원(6억4000만원, 6억3500만원↓)을 웃돌았다.
최근 서울 집값을 둘러싼 다수의 지표가 위축·둔화함에 따라 부동산 전문가들의 내년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거래량 감소 등은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고 가격은 너무 치솟아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된 결과"라며 "매도자와 매수자 간 희망가격 차가 여전해 당분간 거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이어 "금리가 당장 떨어진다 해도 '제로금리' 수준으로 하락하지 않는 한 현재 상승한 서울 집값을 감당할 만한 수요는 많지 않다"면서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하반기로 갈수록 약세장이 확연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침체하는 부동산시장을 부양하기 위해서는 결국 추가적인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하는 방법밖에 없어 보인다"면서 "풀 수 있는 규제는 양도세 정도인데, 과거 정부 때도 양도세를 폐지했지만 시장의 대세 하락을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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