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야생생물 5종 등 총 557종 생물 서식
환경부, 내년 습지보호지역 보전계획 수립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강원도 철원 이길리 습지가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다.

   
▲ 지정 도면./사진=환경부


환경부는 오는 29일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에 위치한 이길리 습지를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고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길리 습지는 한탄강 상류 민간인 통제선으로부터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까지의 지역(민북지역)에 형성된 하천습지와 논습지다. 이곳은 지형과 경관이 오랜 기간 잘 보전돼 있고, 하천 자연성이 우수하다. 또한 논과 하천이 주변 산림과 연결돼 생물들에게 다양하고 안정적인 서식 환경을 제공한다.

이길리 습지는 재두루미와 묵납자루, 삵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5종을 포함해 총 557종의 생물 서식이 확인됐고, 두루미 등 철새의 주요 월동지로서 생태적으로 보전 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이길리 습지 보호지역 지정으로 국가 내륙습지보호지역은 총 32곳이다.

이 지역은 마을과 주변 농경지가 과거 3차례(1996년, 1999년, 2020년) 침수돼 정부는 2020년 9월 이길리 주민들의 집단이주계획을 마련했고, 강원도는 같은 해 10월 환경부에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건의했다. 이후 환경부는 자연생태 정밀조사와 타당성 검토, 지역 공청회, 지자체 및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이길리 습지 일원 1.39㎢를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환경부는 철원 이길리 습지의 우수한 경관과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할 수 있도록 내년에 습지보호지역 보전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보호지역 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유주가 원할 경우 적극적으로 사유지를 매수하고, 매수하지 않는 사유지에 대해서는 생태계서비스 지불제 사업 등 소유주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아울러 인근 철새도래지와 DMZ 두루미평화타운 등 생태자원과 연계한 체험형‧체류형 생태관광 프로그램도 운영해 지역사회에 경제 효과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민북지역은 오랜기간 출입이 통제돼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으로, 생태계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정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이길리의 생태적 가치를 더욱 높이고 생태관광 자원으로 활용해 지역 경제에도 도움될 수 있도록 지자체, 지역주민과 함께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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