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타인 명의로 보험계약을 체결한 뒤 보험 사기로 수억원을 가로챈 60대 여성 보험설계사 및 명의 제공자 등 15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기 안양 만안경찰서는 19일 사기 등 혐의로 보험설계사 송모씨(67·여) 등 3명을 구속하고 아들 손모씨(41)와 일용직 근로자 이모씨(48)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 등은 2009년부터 올해 4월까지 180여 차례에 걸쳐 허위 안전사고, 대리입원, 허위 분실신고 등 명목으로 보험사로부터 4억8900여만 원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일용직 근로자 이씨 등 12명을 각종 상해보험에 가입시킨 뒤 보험료를 일부 대납해주며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송씨는 지난해 3월 남편이 운영하는 인력사무소의 일용직 근로자 이씨가 손가락 골절상을 당하자 이씨를 아들 손씨 등 3명 이름으로 병원 3곳에 대리입원시켜 보험금 2500만 원을 타냈다. 병원에서 환자의 신분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일용직 근로자들은 송씨의 범행을 돕는 대가로 보험사기 건당 20만~50만 원을 받아 챙겼다.

송씨 등은 또 2009년 8월에는 아들 손씨 부부가 금반지 등 귀금속을 분실했다며 경찰에 허위 신고하도록 한 뒤 귀중품 분실 관련 보험으로 530만 원을 받는 등 2건의 허위 분실신고로 1천여만 원을 챙겼다.

특히 현직 보험설계사인 송씨와 아들 부부 등 3명은 일용직 근로자 3명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도용해 1인당 3~6개의 보험상품에 가입시켜 보험사로부터 고객모집 수당을 챙기기도 했다.

공범 중 송씨와 함께 구속된 일용직 근로자 윤모씨(47) 등 2명은 수사도중 달아났다가 경찰의 위치추적으로 검거됐다.

경찰은 올 3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현직 보험설계사 송씨의 범죄 혐의 자료를 제공받아 수사에 착수, 범행 일체를 밝혀냈다.

경찰 관계자는 "금감원에 통보해 송씨와 손씨 부부 등 3명의 보험설계사 자격을 취소시키도록 조치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보험사기 사건을 엄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