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 대응 차원에서 국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군은 확성기 타격을 노린 훈련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19일 "북한군이 최근 DMZ 군사분계선(MDL) 일대 소초(GP)들에서 남쪽을 향한 총안구(몸을 숨기고 사격하기 위해 뚫은 구멍)를 개방한 것이 자주 관측된다"고 밝혔다.

북한군이 고사총을 비롯한 화기를 언제든지 남쪽으로 발사할 수 있는 준비를 갖췄다는 것으로서 이는 지난 10일부터 가동한 대북 확성기 타격을 노린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북한군은 평소 GP 총안구를 닫아두지만 이를 열 경우 국군은 사격 준비 신호로 간주하고 대응 사격 준비를 하는 등 대비 태세를 한층 강화한다.

북한군은 최전방 부대 포사격 훈련 빈도와 강도도 높인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최근 포 전력을 신속히 전개하는 등의 훈련을 과거보다 자주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또한 국군의 대북 확성기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 북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에 '맞불작전'으로서 지난 11일 대남방송을 재개한데 이어 15일 공개경고장을 통해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의 철거를 요구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무차별적인 타격전'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사진=KBS 방송 캡처

앞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북한군이) 우리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에 대한 타격을 운운하고 여러가지 훈련을 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군 전선사령부는 지난 15일 공개경고장에서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의 철거를 요구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차별적인 타격전'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군의 GP 총안구 개방, 사격훈련 강화가 대북 확성기 방송에 반발하는 일종의 무력시위로 해석되는 이유다.

다만 이달 28일까지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기간인 만큼 사소한 무력충돌도 크게 확전될 수 있어 북한군이 실제로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타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국군은 가능한 모든 경우를 염두에 두고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어떤 도발을 걸어오더라도 우리는 대응할 준비가 돼있다"며 "북한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