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은 19일 국내 면세점에 대해 부과하는 특허수수료 인상 등을 통해 매출이익 환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경영권 분쟁을 빚은 롯데를 겨냥해 사실상 증세를 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면세(점)산업은 국가의 특허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은 불완전 경쟁시장이 형성되고 일정 수준의 이윤이 보장된다"면서 "이 가운데 일부를 환수해서 정책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면세점 성장은 국가가 예산을 투입해서 이룩한 국가이미지와 외교적 성과, 정부·지방차치단체의 관광객 유치 노력에 기인하므로 이익의 일부를 환수해 관광산업 발전 등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면세점에 부과되는 특허수수료는 연매출액의 0.05%로, 지난해 국내 면세점의 매출액(약 8조3000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약 40억원 수준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와 관련해 "면세점의 매출이익률을 10%로 가정할 때 8300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거둔 셈인데 이 가운데 40억원은 너무 미약하다"며 수수료율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주파수 이용권 경매 방식이나 카지노 사업자에 대한 관광진흥기금 납부 방식 등을 차용해 면세점에 대해서도 적절한 범위 내에서 이익환수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당국이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새누리당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일각에서는 최근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파문을 일으킨 롯데그룹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김 정책위의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롯데의 경우 매출의 대부분이 면세점에서 나고 있다"면서 "그런데 면세점 특허수수료로 내는 액수가 이익에 비해 너무 적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다만 "롯데(를 직접 겨냥했다기)보다도 최근 경제상황도 어렵고 경제민주화도 하고 있는데 이럴 때 (재벌기업들이) 이익을 많이 보는 부분에서 동참을 하는 뜻도 있다는 취지"라면서 "야당은 자꾸 재벌개혁을 얘기하는데 뭘 하자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하나하나씩 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