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코스닥 시장이 뭇매를 맞고 있다.
코스닥지수가 중국 증시 폭락 등의 여파로 19일 장중 6%대 급락세를 보이며면서 시장의 불안감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코스피의 하락세도 이어지면서 이날 하루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 증발한 시가총액만 18조원에 달했다.
◇사흘간 코스닥 시총 15조원 증발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9.25포인트(4.18%) 내린 670.55에 장을 마쳤다.
지난 17일(-1.28%)과 18일(-3.08%)에 이어 사흘간 내림세를 보이면서 코스닥 상장사의 시가총액도 지난 13일 기준 201조6819억원에서 이날 185조941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3거래일 만에 15조7000억원가량이 허공으로 사라진 셈이다.
작년 말 542.97로 한 해를 마감한 코스닥은 제약·바이오주와 화장품주의 상승 랠리에 힘입어 지난달 20일 782.64까지 오르며 7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불과 한달 만에 올해 상승분의 절반가량을 반납했다.
최근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와 미국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위험 자산에 대한 경계 심리가 발동된데다 중소형주의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 대한 부담감이 더해지며 지수를 끌어내리는 양상이다.
이날 코스닥 업종별 지수는 방송서비스(0.04%)와 출판·매체복제(0.01%)를 제외하고 전부 하락세를 보였다. 음식료·담배(-5.79%)를 비롯해 종이·목재(-5.57%), 디지털컨텐츠(-5.56%), 오락·문화(-5.29%), 운송(-5.23%), 제약(-5.16%) 등의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상승 마감한 종목은 112개인 반면 하락한 종목은 무려 956개에 달했다.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도 경동제약 등 130개나 됐다. 반면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은 5개에 그쳤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상승 마감한 것은 로엔(1.03%)과 GS홈쇼핑(9.91%), CJ오쇼핑(1.03%) 등 3개에 불과했다. 셀트리온(-5.28%), 다음카카오(-3.73%), 동서(-5.31%), CJ E&M(-3.50%), 메디톡스(-1.50%) 등이 줄줄이 급락세를 보였다.
기관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1천612억원 어치의 매물을 쏟아부으며 지수를 짓눌렀다. 이날 기관의 순매도 규모는 역대 최대치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 속도보다 주가 상승이 더 빨랐던 중소형주에 경계성 매물이 갑자기 나타났다"며 "코스닥 지수가 600선 초반까지도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도 주춤…대형주 '우수수'
코스피의 하락세도 이어졌다. 이날 장중 한때 1915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낙폭을 일부 회복해 전날보다 16.88포인트(0.86%) 내린 1939.38에 장을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전날 6.15%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장중 5% 넘게 떨어지며 3,600선이 무너지자 코스피 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이날 한진칼(-12.33%)이 장중 한때 2만13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68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제일모직과의 합병안 통과 이후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던 삼성물산은 이날 전날보다 3100원(6.37%) 하락한 4만5600원에 장을 마치며 연중 고점(8만400원) 대비 절반 수준에 근접했다. 제일모직 역시 5.30% 하락했다.
삼성전자(2.03%)와 현대차(1.02%) 등이 소폭 상승하기는 했으나 SK하이닉스(-5.85%), 아모레퍼시픽(-4.42%), 삼성에스디에스(-4.55%) 등 다른 대형주의 낙폭은 컸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 충격파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 부진 등 대내외적으로 겹친 악재에 대형주마저 이렇다 할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날 코스피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1211조6640억원으로 전날(1221조5599억원)보다 9조90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반락하기 전까지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