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 음극재 소재 '흑연' 수출 통제…韓 기업엔 수출
반도체 소재 '갈륨·게르마늄', 희토류 등 통제 품목 늘려가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중국이 흑연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한국 주요 배터리 기업으로의 흑연 수출은 허가했지만 향후 우리나라 업체들도 전략적 배제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중국은 흑연 뿐 아니라 반도체, 배터리 등에 쓰이는 광물 수출 통제를 확대하고 있어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중국 정부가 지난해 12월부터 기존 인조흑연에 더해 천연흑연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 중이다. 사진은 흑연 모습./사진=LX인터네셔널 홈페이지 캡처


1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기존 인조흑연과 더불어 천연흑연을 수출 허가 대상으로 지정해 시행 중이다.

이는 미국의 대중 배터리 공급망 압박에 대응한 중국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군사 용도로의 전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밝혔지만 어디까지나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코트라에 따르면 주펑 정책규칙과장은 중국 정부가 수출통제를 실시하는 목적은 "중국의 안보와 세계 평화를 수호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2020년 말 '수출통제법' 시행 이후 지속적으로 법제도와 통제대상품목에 대한 정비를 실시해왔다. 또한, 국가 안전, 국제 규범 및 기술수준의 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리품목을 증가,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흑연은 배터리 4대 소재인 음극재의 필수 원료로, 배터리 제작에 없어서는 안될 광물 중 하나다.

다만 중국은 한국 기업에는 아직까지 별도 조치 없이 흑연 수출을 그대로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음극재 제조사인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정부로부터 지난해 12월 흑연 수출을 승인받았다.

중국은 이밖에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K-배터리 3사가 흑연 기반 음극재를 들일 수 있도록 허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향후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 경쟁이 심화되면 우리나라 업체들도 규제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지난해 10월 발간된 한국무역협회 보고서는 "중국의 수출 통제는 미국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해석되는 만큼 향후 미중 관계가 악화할 경우 미국에 공장을 둔 우리 배터리 기업으로의 수출 허가가 지연·반려될 가능성도 있다"며 "흑연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흑연을 대체할 수 있는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개발해 공급망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우리나라에도 흑연 수출을 통제할 경우 피해는 불가피하다는게 중론이다. 우리나라는 흑연을 사실상 중국에 전량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022년 기준 2억4100만 달러 어치 이차전지 음극재용 인조흑연과 천연흑연을 수입했다. 이 중 93.7%가 중국산이다.

중국은 흑연 외에도 지난해부터 갈륨·게르마늄 및 희토류 등 반도체 공정 핵심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 중이다.

미국의 글로벌 첨단산업 공급망 재편 전략에 광물 등 원자재 공급을 막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유럽도 중국산 광물 의존도는 매우 높다.

업계 관계자는 "(흑연 수출 통제에서) 중국이 한국에게 일종의 유예를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흑연 재고량을 늘리고 수입국 다양화 조치가 필요하지만 중국의 공급이 차단되면 한국 기업들의 피해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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