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절차에 돌입하면서 과거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건설사에 관심이 쏠린다.
적게는 4~5년, 많게는 9~10년에 걸쳐 워크아웃을 졸업한 건설사들이 있는 반면, 회생절차까지 거쳐 무너진 건설사들도 있어 태영건설의 향후 워크아웃 진행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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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사옥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준희 기자 |
15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 12일 제1차 채권단협의회 의결 결과 워크아웃을 개시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28일 워크아웃 신청 이후 약 2주 만이다.
건설업계에서 워크아웃이 진행된 건 신청 시점 기준 지난 2013년 쌍용건설 이후 약 10년 만이다. 과거 현대건설, 대우건설, 쌍용건설을 비롯해 동문건설, 신동아건설, 풍림산업, 벽산건설 등 다수 대형·중견 건설사가 워크아웃 절차를 거쳐간 바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00년 유동성 위기를 겪은 끝에 2001년 10월 채권단 공동관리 체제에 들어간 바 있다.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수익성 위주 수주 전략 등을 통해 재무안정성을 되찾으면서 워크아웃 돌입 5년 만이자 창립 59주년이었던 2006년 5월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대우건설은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대우그룹에 유동성 위기가 닥치면서 1999년 8월 워크아웃에 돌입한 바 있다. 당시 전신인 ㈜대우가 2000년 대우건설과 대우인터내셔널로 각각 분리된 이후 대우건설은 자산 매각 및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을 기울인 끝에 4년 만인 2003년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쌍용건설은 1998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두 차례 워크아웃을 경험한 건설사다.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 워크아웃을 신청해 6년여 만인 2004년 10월 졸업한 뒤 2013년 2월 두 번째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후 2014년 법정관리까지 돌입한 끝에 2015년 3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투자청(ICD)에 인수되면서 회생절차를 졸업했다.
중견 건설사 중에는 신동아건설이 워크아웃을 경험한 바 있다. 쌍용건설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은 사례다. 2010년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되면서 그 해 10월 워크아웃에 돌입한 신동아건설은 2014년을 기점으로 실적 개선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후 한 차례 워크아웃 연장을 거쳐 9년 만인 2019년 워크아웃 졸업에 성공했다.
동문건설은 중견사 중에서도 워크아웃 모범 사례로 꼽히는 건설사 중 하나다. 마찬가지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타격을 받았던 동문건설은 2009년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2019년 워크아웃을 졸업하기까지 창업주인 고(故) 경재용 회장이 약 870억 원 규모 재산을 내놓는 등 뼈를 깎는 노력을 다했다. 그룹사 지원 없이 자력으로 워크아웃을 졸업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모든 건설사가 순조롭게 워크아웃을 졸업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졸업장을 받지 못하고 정상화에 실패해 무너진 건설사가 대다수다.
지난 2009년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간 풍림산업의 경우 2012년 회생절차에 돌입한 끝에 2013년 졸업했지만 사세를 회복하지 못했다. 워크아웃 신청 당시 시공능력평가 25위로 견실한 중견사였던 풍림산업은 지난해 기준 98위에 머물고 있다.
그 외에 벽산건설과 우림건설 등도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를 통해 재기를 노렸으나 정상화에 실패하면서 각각 2014년, 2016년 파산한 바 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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