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증시가 대내외 악재로 내리막길을 걷는 가운데 북한군의 서부전선 기습 포격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폭락세가 나타나 우려를 더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우려, 중국의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촉발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가속화될지 여부가 당장 주목 대상이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 리스크가 증시 하락세를 좀더 유발할 수는 있지만 그 충격파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북한발 악재 영향은 제한적"

북한 리스크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과거 경험으로 볼 때 북한발 악재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실제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2008년 8월 핵 불능화 중단선언,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사건과 11월 연평도 포격사건, 2013년 2월 3차 핵실험 때는 사건 발생 한달 뒤 한국 증시가 다른 신흥국에 비해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물론 2009년 2차 핵실험, 2011년의 김정일 사망 때 등은 한국 증시가 신흥국보다 약세였다.

그러나 이를 포함하더라도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7차례 발생한 주요 북한발 사건 때 한국 증시는 오히려 신흥국보다 호조세였다는 게 삼성증권의 분석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경험을 되돌아볼 때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주식시장의 민감도는 높지 않았다"며 "이는 북한의 반복적인 긴장 조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여기에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증시가 일시적인 안보 리스크보다 국제 환경에 더 민감해진 탓도 있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대북 리스크가 국내 증시 추세에 영향을 준 적이 없고 최근으로 올수록 그 영향은 더 축소됐다"며 "이번 포격 사태 역시 단기 변동성 재료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하락장세에 북한 리스크 '엎친데 덮친격'

그러나 이번 북한 도발이 하락 장세에서 발생됐다는 점에서 최소한 투자심리의 위축 등 단기적으로는 주가의 추가 하락에 원인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변준호 투자전략팀장은 "오늘은 추가적인 증시 하락과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인 악재까지는 아니더라도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악재가 불거진 만큼 단기적으로는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북한군은 48시간 내에 남측이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단치 않는다면 추가로 군사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위협하는 상황이어서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증시가 끝나고서 역외 시장에는 북한의 도발에 따른 영향이 이미 크게 나타났다"며 "과거 코스피가 북한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았지만 변수 발생 초기에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스피200 야간 선물은 장초반 4%이상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한국을 비롯해 신흥시장에서 자금을 빼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추세가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유승민 팀장은 "최근 11주간 외국인 누적 순매도가 49억달러에 달해 이미 과거 미국의 정책 이벤트 때(55억달러)와 견주면 6억달러 정도 남은 셈"이라며 "이번 지정학적 위험 고조로 외국인 매도세가 강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