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서초 이어 이번 총선 경기 하남서 출사표 낸 자타공인 교육 전문가
교과중점 학교 만들고 과학관 존치 목표..."아이 키우기 좋은 하남" 추구
[미디어펜=22대 총선 TF팀 김견희 기자]"일상이 행복한 하남, 아이 키우기 좋은 하남, 교육 특구 하남! " 

청와대 비서실 교육비서관 시절,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월광'을 연주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헌정해 이목을 모았던 박경미 전 의원이 이번 22대 총선에서 하남시에 출사표를 던졌다. 앞서 21대 총선 땐 민주당 험지인 서울 서초을에 출마해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을 상대로 45%가 넘는 득표를 해 낙선하긴 했지만 선방하기도 했다. 그 배경에는 박 전 실장이 자타공인 '교육 전문가'이기에 가능했다는 말도 있다. 수학 포기자 방지법인 이른바 '알파고법'을 발의한 장본인이기도. 그런 그가 이번엔 하남시를 교육 특구로 만들기 위해 나섰다. 

박 전 의원은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평소 검단산을 자주 오르는데 그 때마다 하남시는 광교나 판교, 동탄을 충분히 능가할 수 있는 도시라고 생각했다"며 "신도시의 고질적 문제인 교육·교통 문제를 해소하고 문화 공간을 확보해 누구나 살고 싶은 명품도시로 가꿔나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 박경미 전 의원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진행된 본보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활짝 웃고 있다. 박 전 실장은 22대 총선에서 하남시 예비후보로 출마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박 전 의원은 하남시가 '교육 특구'로 가기 위해선 △돌봄 지원 지역 단위로 확대 △학부모 부담 제로(ZERO)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과밀학급 해소와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인공지능(AI)교육 선도 지역 등 탄탄한 기반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봤다. 

그는 "이른 아침, 방과 후, 방학 중 돌봄 지원을 지역 단위로 강화해 부담을 덜어줘야 안정적인 양육을 이어갈 수 있다"며 "방과 후 프로그램을 명성 높은 강사진으로 꾸리고 무료수강권을 제공해 사교육 부담을 덜어주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신도시는 학교 수가 적은 탓에 과밀 학급인 경우가 많다"며 "학교 수를 늘리고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교육의 질을 제고하는 일도 무엇보다도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과 중점 학교도 만들어야 한다. 과학 중점 학교, 외국어 중점 학교 등 특화된 학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그는 "AI시대가 열린 만큼 AI를 이용해 효과적인 학생 개인별, 맞춤형 숙제부과 및 교육 체제를 구축해야한다"며 "하남시 학교를 AI 에듀테크교육 연구학교로 지정해 퍼스트 무버 역할로 성장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교육지원청이 광주시와 묶여있는 데 대해서는 "하남시와 광주시는 주민 구성과 학생들의 특성이 다르다"고 지적하면서 "하남시의 특성을 십분 살려서 맞춤형 교육을 펼칠 수 있는 하남시 교육지원청도 독립적으로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적으로도 이바지하고 싶다고. 박 전 의원은 "과천에 위치한 과학관을 설립할 당시 내부에 수학체험관을 만들었던 경험을 되살려 미사신도시에도 과학관, 수학체험관을 꼭 유치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한편 박 전 의원은 1965년생으로, 수도여자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수학교사 생활을 했다. 이후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교육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지내다 충북대 수학교육과 교수,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로 재직했다.

   
▲ 박 전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석패한 서울 서초을을 떠나 또 다른 험지에 속하는 하남을 선택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016년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1번으로 영입돼 국회의원이 됐고, 민주당 내 대변인과 원내대표단 소통부대표, 원내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21대 총선에서는 험지인 서울 서초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청와대 교육비서관, 대변인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인 지난해 7월에는 김진표 국회의장에 의해 국회의장 비서실장에 임명됐고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약 1년 만에 사직했다.

다음은 박경미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 교육 분야 이 외에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는 지역 현안은? 

△ 교통 문제다. 남양주시 수석동에서 하남시 미사동을 잇는 수석대교 문제를 주의깊게 살피고 있다. 개통되면 교통체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하철 문제도 있다. 현재 5호선 배차 간격이 커 주민들의 불편함이 높다. 배차 간격을 줄이고, 9호선을 조기 착공해 서울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 3호선까지 연장해 3철 시대가 열릴 수 있도록 하겠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유치에도 앞장서겠다. 

- 교사였고, 교수였다. 교육자로서 정치에 입문한 계기는?

△ 정치계에 발을 들이기 전에는 사범대학교에서 수학 교수 생활을 해왔다. 현장 교사를 배출하는 일을 했었다. 교육현장에서 일을 해오다보니 교육 환경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선 법과 제도가 뒷받침 돼야한다는 판단이 들었다. 근원적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 

- 수학 선생님이었던 후보에게 유권자들이 원하는 게 있을 것이다. 그런 본인이 국회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 지난 2015년 과학·수학 정보교육진흥법을 대표 발의했다. 연장선으로 수학 탐구용 소프트웨어 알지오매스(Algeomath)를 만들면서 관련 교육을 진흥시킬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들었지만 현재는 '에듀테크' 위주로 치우치면서 유야무야되고 있어 안타깝다. 이를 영문화 하는 등 기능 확대를 통해 소프트웨어 한류를 이끌어내겠다.

   
▲ 박 전 의원은 수학 선생님 출신의 교육 전문가답게 하남을 교육특구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기후위기 관련 교육 정책도 다루고 싶다. 조례로 있었지만 현재는 폐기하는 수순으로 가고 있다. 코로나19 시국 이후 기후환경에 대한 심각성이 부각된 만큼 향후 교육과정에도 담겨야한다고 본다. 아이들이 시나브로 기후환경 위기에 대해 체득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그 기반을 다져야한다. 

교육제도는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좌지우지 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을 키워내는 교육정책은 정말 오랜 시간 장기적으로 이끌고 나가야하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러한 부분들을 바로 잡겠다.

- 정치인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정책적, 정무적 능력을 두루 갖추는 것이다. 민생 현안을 세심하게 살피고 이와 관련된 정책을 세세하게 잘 알아야 한다. 또 국민들에게 보여주기식 정치가 아닌 실질적 정치를 해내야한다. 또 야당인 만큼 견제와 비판, 때에 따라서 독설도 퍼부을 수 있는 투쟁력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