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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잇따른 국내 증시 폭락에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눈을 감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와 중국 증시 폭락 등 대외 악재에 시달리던 국내 증시가 북한의 포격도발에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이들 악재 모두 단기간에 해소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국내 증시의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개장 직후 전날보다 57.64포인트(3.01%) 폭락하며 1856.91까지 밀렸다. 이는 올해 장중 저점이던 1월7일의 1876.27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이날 코스닥지수 역시 36.77포인트(5.6%) 폭락하면서 619.94까지 밀려 620선이 무너졌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중국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증시폭락 등 악재가 쌓이면서 하락세를 이어가던 참에 북한의 포격 도발까지 벌어지면서 투매현상에 가까운 폭락세가 나타난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공포 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가 19.18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8월 차이신(Caixin)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잠정치가 47.1로, 2009년 3월 이래 6년여만에 최저를 기록하면서 중국 경기둔화의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을 냉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추가 하락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지만 미국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큰 반등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미국, 중국에 북한의 악재까지 모두 불거진 상황이라 예측이 어렵다”면서도 “북한 이슈는 항상 전면전이 아니면 단기적 이슈였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하락세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변 팀장은 “FOMC까지는 아직 한달이나 남았지만 미국 증시도 하락세를 보이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줄었고 중국 역시 더 이상 증시가 하락한다면 당국이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생각보다 시장의 저점이 빨리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하락에 북한 리스크는 크게 작용하지 못했다는 의견도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는 ‘설상가상’의 측면은 있어도 중국의 경기둔화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신흥국 통화유출이 국내 증시 하락의 주원인”이라며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950선이하는 펀더멘털에 의한 것이 아니고 1850선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간의 상승세가 컸던 코스닥시장보다는 코스피시장의 충격이 더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단 중국시장이 안정을 찾아야 국내 증시도 진정될 수 있는데 이미 상해종합지수가 3400~3500선에서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더 이상 떨어지면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다만 코스피지수는 북한의 도발까지 겹치면서 1900선이하로 내려와 저평가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이지만 코스닥은 상승세가 펼쳐지면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다시 지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안정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화탁 동부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증시를 떨어뜨렸던 환율과 유가가 4분기 국내 기업의 실적을 올리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지금은 펀더멘털 대비 주식이 과도하게 떨어진 우량 기업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