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국내 기업이 1016억 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상하수도 확장·개선사업 설계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본사업 입찰에서 국내 건설사에게 유리한 여건을 조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환경부는 국내 건설 엔지니어링사 ㈜건화가 사우디아라비아의 6개 권역 상하수도 확장 및 개선사업 중 3개 권역 설계사로 최종 선정돼 지난 18일 약 1016억 원(2억9000만 사우디 리얄) 규모의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공사(NWC)는 자국 최우선 전략인 '사우디 비전 2030'의 일환으로 2050년까지 30년간 총 32조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해 우리나라 면적 약 23배에 달하는 국토 전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상하수도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는 건화가 이 사업 중 3개 권역 상하수도 설계를 담당하게 되면서 향후 발주될 약 6조 원 규모의 건설‧시공 등 본사업 입찰 참여에 국내 건설사가 매우 유리한 여건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특정 국가 기업이 설계한 사업은 그에 익숙한 해당 국가 기업에 시공을 맡긴다.

건화는 지난해 1월부터 녹색산업 얼라이언스에 참여해 환경부와 일대일 전략회의를 통해 맞춤형 지원방안을 논의했으며, 같은 해 5월에는 한화진 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방문해 압둘라만 빈 알둘모센 알 파들리 사우디아라비아 환경수자원농업부 장관을 만나 우리나라 상하수도 설계기술의 현지 진출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한화진 장관은 "중동의 변화가 녹색산업부터 시작되고 있고, 그 변화가 우리나라 녹색산업의 해외진출 기회를 만들고 있다"며 "국내 녹색산업 역량 강화를 지원해 대한민국이 다시 뛸 기회를 잡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중동지역 사업 수주액은 2022년 대비 24억1000만 달러 증가했으며, 지역별 수주 순위도 2022년 2위에서 지난해 1위로 상승했다.

이 같은 중동 수주 회복세는 정부가 모하메트 빈 살만 왕세자와 셔틀 정상외교 등을 통해 힘을 실었던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석유화학플랜트(50억8000만 달러) 및 자푸라 가스플랜트(23억7000만 달러) 등 메가 프로젝트 수주 성공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