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온라인 증권사 한국포스증권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증권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가장 먼저 시선이 꽂히는 곳은 역시 우리금융지주다.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증권사 인수 의사를 반복적으로 밝히고 있었고, 실제로도 우리금융이 인수후보 가운데 하나로 매각자 측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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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증권사 한국포스증권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증권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가장 먼저 시선이 꽂히는 곳은 역시 우리금융지주다./사진=김상문 기자 |
30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포스증권이 약 5년 만에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한국포스증권의 대주주는 한국증권금융으로 2022년 7월 기준 51.68%의 물량을 들고 있다. 뒤이어 금융스타트업 파운트가 28.64%를 소유해 2대 주주로 올라 있고, 그 외엔 자산운용사 39개사가 14.42%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지난 2013년 9월 '펀드온라인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회사가 한국포스증권의 전신이다. 이후 2018년 말 한국증권금융에 인수된 뒤 2019년 4월부터 현재 이름을 쓰고 있다.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온라인 증권사이며, 온라인펀드 플랫폼 '펀드슈퍼마켓'을 통해 소비자에게 운용사 펀드를 제공하는 것이 주요 서비스다.
한국증권금융이 매각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포스증권 인수 뒤에도 실적에서 특별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8년 인수 당시에만 해도 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포스증권을 거머쥔 한국증권금융 측은 ‘흑자기업으로 바꿔놓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국 한 해도 흑자를 내지 못한 채 햇수로만 인수 7년차를 맞았다.
결국 포스증권이 다시 매물로 나오면서 시장의 관심은 누가 이 회사를 가져갈지로 집중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우리금융지주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임종룡 회장이 우리금융지주로 온 직후부터 비은행 계열사, 그 중에서도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 과제로 꼽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적당한 매물이 없어 시간만 흐르고 있던 차였다.
한 가지 변수가 있다면 한국포스증권이 우리금융지주가 찾던 ‘중형 증권사’의 스케일에는 못 미친다는 점이다. 한국포스증권의 자본금은 작년 1월 기준 약 700억원으로 소규모 증권사다. 다만 우리금융지주에는 종금사인 우리종합금융이 있다는 점이 활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지주는 자회사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의 합병 작업을 최근 마무리했다. 남기천 우리자산운용 신임 대표는 구 대우증권 출신으로 증권업에 정통한 1964년생 베테랑이다. 일각에선 이번 인사가 이미 향후 ‘우리종금+소형 증권사’ 합병의 그림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인수합병(M&A)를 통해 증권업에 진출한다면 남 대표가 증권사 대표를 맡는 시나리오가 유력해진다.
이미 남대문에 위치한 우리종합금융 사옥을 여의도역 인근 신축 오피스 빌딩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우리금융이 투자정보 플랫폼 '원더링'을 내놓은 점도 우리종금을 발판으로 하는 증권업 진출 가시화의 ‘포석’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단, 현재까지는 한국증권금융과 우리금융 측 모두 “구체적인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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