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연장전 끝에 힘겨웠지만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캡틴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얻어내 황희찬의 극적인 막판 동점골을 이끌었고, 연장에서는 황희찬이 얻어낸 프리킥을 손흥민이 환상적인 역전골로 승리를 안겼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전후반을 1-1로 비긴 뒤 연장까지 사투를 벌여 2-1로 역전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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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연장 끝에 호주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사진=AFC 아시안컵 공식 SNS |
4강에 오른 한국은 오는 7일 0시(6일 24시) 요르단과 만나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과 요르단은 E조 조별리그에서 맞붙어 2-2로 비긴 바 있다.
한국은 2015년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호주를 만나 연장 접전 끝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던 복수를 위해 최정예 멤버들로 선발진을 구성했다. 조규성 원톱에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이 공격 2선에 포진했다. 중원은 황인범과 박용우가 지켰고 설영우, 김영권, 김민재, 김태환이 포백 수비를 맡았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전반은 한국이 패스워크를 앞세워 볼 점유율에서 앞섰지만 슈팅수 0-6으로 밀린 데서 알 수 있듯 골문 주변에서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호주는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빠른 역습으로 기회를 노렸고, 골문만 보이면 슛을 때렸다.
전반 31분 한국의 작품이 멋진 골로 연결돼 리드를 잡는가 했다. 이강인이 찔러준 전진 패스를 설영우가 잡아 좌측에서 킷백으로 내줬고, 황희찬이 슈팅해 골을 뽑아냈다. 하지만 설영우가 뛰어들어갈 때 간발의 차이로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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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호주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갔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호주의 전방 압박에 황인범의 실수가 나오면서 선제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전반 42분 황인범이 패스 미스로 호주에게 기회가 생겼다. 나다니엘 앳킨슨이 우측에서 넘겨준 볼을 크레이그 굿윈이 왼발 발리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전반을 0-1로 뒤진 한국은 후반 3분 설영우의 크로스를 이강인이 슛으로 연결했다. 골키퍼 품에 안기긴 했지만 이 경기 한국의 첫 슈팅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후반 8분 호주의 역습에 또 큰 위기를 맞았다. 굿윈의 크로스를 마틴 보일이 정확하게 머리에 맞혔다. 조현우가 쳐내자 보일이 재차 슛했고, 이번에도 조현우가 막았다. 다시 미첼 듀크가 슛을 때렸지만 빗나갔다. 조현우의 거듭된 선방이 추가 실점을 막았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자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 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바꿔나갔다. 조규성 대신 이재성, 황인범 대신 홍현석이 차례로 투입했다. 후반 40분에는 수비수 김태환을 빼고 공격수 양현준을 넣으며 총공세에 나섰다.
호주는 한 골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역습을 할 때 외에는 11명 선수들이 모두 자기 진영에 머물며 수비 위주의 경기 운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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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희찬이 페널티킥으로 극적인 동점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한국의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드리블 돌파해 들어가다 루이스 밀러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황희찬이 나섰다. 황희찬은 자신있게 강력한 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 때가 7분 주어진 추가시간이 1분 남았을 때였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조규성이 0-1로 뒤지던 후반 종료 1분을 남기고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상황과 비슷했다.
기사회생한 한국이 연장전 들자 완전히 분위기를 주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전서 연장전과 승부차기까지 혈전을 치르고 이틀밖에 쉬지 못한 한국이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편안한 4-0 대승을 거두고 나흘이나 쉬고 나온 호주보다 오히려 더 많이 뛰었다. 그만큼 태극전사들은 강한 정신력으로 버티며 역전골을 노렸다.
연장 전반 12분, 이번에는 황희찬이 좋은 찬스를 엮어냈다. 저돌적으로 돌파하는 과정에서 상대 파울로 페널티박스 바로 앞 좌측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이번에는 손흥민이 키키로 나서 수비 벽을 살짝 넘겨 골문 좌측 구석으로 날아가 꽂히는 환상적인 골을 작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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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이 연장전에서 역전골을 터뜨린 후 황희찬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2-1로 역전 리드를 잡은 한국이 계속 몰아붙이는 가운데 호주 선수 한 명이 퇴장까지 당했다. 연장 전반 15분 황희찬을 막던 에이든 오닐이 거칠게 발목 부위를 밟는 반칙을 범했다. 주심은 처음에 옐로카드를 내밀었지만, 비디오판독(VAR) 후 레드카드로 바꾸켜 퇴장 명령을 내렸다.
수적 우위까지 확보한 한국은 여유있게 볼을 돌리며 기회를 엿보다 틈이 보이면 날카로운 공격을 했다. 손흥민, 이강인, 양현준 등이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아쉽게 추가골로 마무리를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호주는 반격할 힘이 없었고, 끝까지 사력을 다해 뛴 한국 선수들은 4강 진출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다만, 수비의 핵 김민재가 연장전에서 경고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다음 요르단과 4강전을 뛸 수 없게 된 것은 큰 악재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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