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SK에너지가 한국석유관리원을 상대로 "석유수입부과금 환급 거부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35억 원 규모의 석유수입부과금 환급 소송에서 승소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정상규 수석부장판사)는 SK에너지가 석유관리원을 상대로 낸 석유수입부과금 환급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냈다.

SK에너지는 2017년 11월 14일부터 2019년 2월 8일까지 44회에 걸쳐 미국과 멕시코에서 원유를 수입하고 한국석유관리원에 1L당 16원의 부과금을 납부했다.

석유사업법 등에 따르면 석유수출입업자가 중동 이외에 미주, 유럽 등에서 수입해 정해진 용도로 사용한 원유에 대해선 '수입 다변화 촉진' 차원에서 부과금 일부를 환급받을 수 있다.

   
▲ SK에너지./사진=SK에너지 제공


SK에너지는 2018년 9월 13일부터 2019년 11월 13일까지 한국석유관리원에 환급을 신청해 총 136억여 원을 돌려받았다. 이후 SK에너지는 "1차 환급신청에서 유조선운임지수 값을 잘못 입력해 부과금이 과소 산출됐다"며 2022년 1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실제 운항 가능한 최단거리를 기준으로 산정된 유조선운임지수 값'으로 다시 산출한 환급금과의 차액을 추가로 환급해달라"고 요구했다.

환급금은 선적항에서 국내 하역항까지 최단 거리를 기준으로 산출한 유조선운임지수 값을 기초로 정하는데, SK에너지는 당초 '물리적인 최단 거리'를 기준으로 이 값을 산출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유조선이 너무 커 물리적 최단 항로로 가지 못하고 아프리카 희망봉 등을 거친 우회로를 택했고 이 때문에 운송비가 더 나온 만큼 추가 환급이 필요하다는 것이 SK에너지의 주장이다.

하지만 한국석유관리원은 "환급금 지급이 완료된 사안으로 추가 환급할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반려했고, SK에너지는 지난해 2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중동 외 지역에서 원유를 수입할 때의 운송비와 중동 수입 운송비 차액을 지원해 원유 수급 안정성을 높이려는 원유도입선 다변화 제도의 취지에 비춰볼 때 유조선운임지수는 실제 운항 가능한 최단 거리를 기준으로도 산출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또 재판부는 "SK에너지는 선행 환급 결정의 하자를 주장하며 효력을 다투는 게 아니다"라며 "선행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추가 신청을 거부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