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쉼없이 쇠를 두들기는 소리가 울려퍼지는 대전의 아파트 공사 현장. 하늘 높이 올라가는 새 아파트들 주변에는 폐업한 모텔은 철거를 기다리고 있었다. 건축 중인 새 아파트와 폐건물이 같은 공간에 있는 장면은 이질적이었다. 하지만 쇠락한 옛 모텔촌이 장차 최신식 아파트 단지로 변모할 단지로 바뀔 예정임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이같은 변신을 주도하고 있는 코오롱글로벌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인한 문제는 전혀 없다"며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 1일 대전광역시 중구 일원에 위치한 코오롱글로벌의 '대전 선화동 3차 프로젝트(대전 선화3차)' 현장 주변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날 코오롱글로벌은 PF 사업지이자 미착공 사업장인 대전 선화3차와 '봉명동 주상복합 현장(대전 봉명)' 2곳을 미디어에 공개했다. 두 현장의 사업성을 확인시켜 PF 우발채무로 인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최근 건설업계에 PF사태가 불거지면서 코오롱글로벌이 언급됐다. 약 1조1000억 원의 우발채무 때문이다. 코오롱글로벌은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1조1000억 원 우발채무 중 5000억 원에 해당되는 단지들은 97.7%가 분양계약을 마쳐 리스크가 해소된 상태다. 

나머지 6100억 원에 속하는 사업지가 대전 선화3차를 비롯해 대전 봉명 그리고 울산 야음 아파트 현장(울산 야음)이다. 사업지별 PF 규모는 선화3차 2680억 원, 대전 봉명 2491억 원, 울산 야음 920억 원이다. 

코오롱글로벌은 현재 브릿지론 상태인 세 현장 모두 올해 내 본PF 전환을 자신하고 있다. 사업성이 높아 분양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때문에 PF의 약 85%를 차지하는 대전 선화3차와 대전 봉명 현장도 자신있게 공개할 수 있었다. 

실제 현장을 가보니 코오롱글로벌의 장담이 사실임을 알 수 있었다. 이날 첫 방문지인 대전 중구 선화동 일원에 위치한 대전 선화3차는 지하 5층~지상 49층 6개 동 998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장이다.  

대전 구도심 중 하나로 모텔들이 즐비했던 선화동은 대전 선화3차 포함 6개 단지 4690가구 고층 신주거타운으로 변신 중이다. 코오롱글로벌은 6개 단지 중 3개 단지를 맡아 대전 하늘채 스카이앤 2871가구를 공급한다. 대전 한 가운데 '하늘채' 브랜드 타운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미 1차(1080가구), 2차(793가구)가 분양은 물론 계약까지 완판했다. 

한신더휴 리저브(418가구 한신더휴)와 힐스테이트 선화 더 와이즈(851가구 현대건설)도 분양이 완료됐거나 막바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주상복합 단지(550가구)는 조합원을 모집 중이다. 

이곳 단지들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입지가 한몫한다. 대전 내 한 공인중개사는 "중구는 대전의 구도심으로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높다. 특히 선화동은 반경 1㎞ 내에 대전 KTX역이 자리하고 있는 교통의 요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대전시는 정책적으로 선화동과 인근 구도심에 새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시는 선화동 주변에만 2개의 도심융합특구(2조3000억 원 규모)와 12개의 도시정비사업을 계획 중이다. 

지금 당장은 철거를 앞둔 모텔 등이 자리한 대전 선화3차는 지역 방송국 이전이 마무리되는 대로 본PF로 전환, 올해 내 철거 및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음으로 둘러본 곳은 대전 봉명 현장이었다. 대전 선화3차와 달리 이곳은 펜스로 둘러 처진 채 아무것도 없는 빈 땅이었다. 코오롱글로벌은 이곳에 유성구 봉명동 일대에 지하 4층~지상 47층 4개동 아파트 562가구와 오피스텔 129실을 짓는 주상복합을 지을 예정이다. 

빈땅이지만 대전 선화3차와 비슷한 점이 보였다. 우선 주변 환경이다. 사업지는 관광지인 유성온천특구 내에 자리하고 있어 선화동처럼 숙박시설과 상가가 많다. 하지만 관광업이 식어가면서 호텔 등 숙박시설은 문을 닫는 대신 주거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대전 봉명 부지 역시 모텔 등 숙박시설과 상가를 철거해 마련했다. 

입지도 뛰어나다. 유성구는 대전에서도 학군이 좋고 교육열이 높기로 이름난 곳이다. 대전 봉명 현장 사업지는 대전 내에서 주거선호도와 높고 시세도 높게 형성된 도안지구와 둔산지구 사이에 위치했다. 특히 도안지구는 공급할 수 있는 택지가 더 이상 없다. 일부 시행사가 코오롱글로벌 사업지 주변 땅을 매입하는 등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봉명동 사업지에 오피스텔을 지으려던 코오롱글로벌이 계획을 바꿔 주상복합, 그것도 중대형 평형(전용면적 기준 아파트 84~104㎡, 오피스텔 84㎡)으로 구성한 이유도 3~4인 이상 가족을 타겟으로 잡았다는 분석이다. 

또 현장 400m 거리에 대전 지하철 2호선 유성온천역이 보였다. 유성온천역 인근에는 유성시장재정비촉진지구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코오롱글로벌은 뛰어난 입지를 갖춘 대전 선화3차와 대전 봉명 2곳에 최고의 상품성을 갖춘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둘다 △4베이 이상 및 3면 개방형 구조 △테라스 확장 △층간소음 완활를 위한 60㎜ 바닥차음재 사용 등을 적용한다. 

건설업계는 두 현장이 입지와 상품성을 갖춘만큼 본PF 전환은 물론 분양 역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전망한다. 대전 봉명은 현재 보증기관 심사 중이며 2월 본PF 전환을 앞두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대전에서 코오롱글로벌의 분양 실적은 상당히 좋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당사는 대전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지난 2년간 대전에서 4~5개 단지를 공급했으며 모두 완판됐다"고 말했다. 

한편 코오롱글로벌은 PF 우발채무와 함께 불거진 유동성 이슈에 대해서도 해소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현재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과 미사용한도 여신 등 3800억 원을 동원할 수 있다"며 "또 4000억 원 가치의 춘천 라이베엘 골프장과 8000억 원으로 추산되는 서울 서초동 내 스포렉스 부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간 150억 원의 상사와 스포렉스 부문 고정 매출에 풍력사업 배당금도 있다"며 "연간 600~700억 원의 현금이 유입되는 2030년에는 유동성이나 PF 이슈는 불거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