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 20대 남성 A씨는 2021년 17회에 걸쳐 10만~20만원을 빌리면서 카카오톡을 통해 지인 가족 연락처를 제공하고 지인추심에 동의하는 내용의 문구를 기재한 차용증을 얼굴 사진과 함께 송부했다.

대출기간은 3~14일이며, 그 기간 대출이자는 6만~20만원으로 이자율이 1520%에서 7300%에 달했다.

상환이 지연되자 대부업체가 가족, 지인 등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해 대부사실 유포 및 욕설·협박 등 공포심을 유발했으며 직장에도 대부 사실이 알려져 직장을 그만두게 됐다.

금융감독원과 법률구조공단은 채무자의 생존을 위협하고 일상을 파괴하는 반사회적 행위가 수반된 대부업체 피해자에 대한 무료 소송대리 등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9일 '불법사금융 민생현장 간담회'에서 불법사금융 처단 및 불법이익 박탈과 함께 피해자 구제를 위한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해 줄 것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불법대부계약 무효소송’ 지원을 통해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대한법률구조공단과 체결했으며 이번에 첫 소송지원에 나섰다.

그 첫 사례로 가족·지인에 대한 채권추심, 나체사진을 매개한 성착취 추심 등 사회적으로 뿌리뽑아야 할 악랄한 불법 대부계약 2건을 선별해 대부계약 무효화 소송지원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해당 불법대부업체 사장과 중간관리자 등 3명을 대상으로 계약무효확인, 기지급 대출원리금 반환 및 불법추심에 대한 300만원 위자료를 청구했다.

채무자의 궁핍한 사정을 이용해 지인, 가족의 연락처를 계약시점에 수집한 행위는 명백히 불법 추심을 전제로 한 것인 만큼 민법 제103조에 반해 계약 무효가 가능할 것으로 금감원은 판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반사회적 불법대부계약 무효화를 위한 첫 소송지원 사례로, 향후 지속적인 소송지원을 통해 반사회적 불법사금융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송으로 민법 제103조에 따라 대부계약이 무효화 될 경우 피해자는 법정이율을 초과하는 이자뿐만 아니라 그간 납입한 원금도 돌려받게 되는 등 반사회적 불법대부계약 피해자의 금전적‧정신적 피해에 대한 실질적 구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는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기 전에 정책서민금융상품 이용이 가능한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거래 상대방이 등록대부업체인지 확인하고, 주소록·사진파일 등을 요구할 때는 대출상담을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