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삼양패키징‧KT&G 등에 행동주의 펀드 움직임 포착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설 연휴 휴장(9~12일)을 앞둔 가운데, 연휴가 지나고 2월 중순부터는 각사 주주총회 일정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정부가 저평가 기업들에 대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할 예정이라 이와 궤를 같이 해서 자사주 매입‧소각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목소리도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행동주의 펀드들의 발걸음도 바빠질 전망이다.

   
▲ 국내 증시가 설 연휴 휴장(9일~12일)을 앞둔 가운데, 연휴가 지나고 2월 중순부터는 각사 주주총회 일정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사진=김상문 기자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내달 전후로 주총 시즌이 본격 도래하면서 관련 사항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매년 주총 시즌에는 주주 권리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 제고되는 면이 있지만 올해의 경우 분위기가 남다르다. 다름 아닌 ‘정부발’ 재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지난달 17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국내 증시에 상승 모멘텀을 만들었다. 특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을 밑돌 정도로 낮은 소위 저PBR주들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제고됐다.

지금까지 밸류업 프로그램은 코스닥보다는 코스피 종목들 위주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이제는 그 흐름마저 바뀔 조짐을 보인다. 최근 복수 매체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코스닥 상장사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코스닥 기업 전부는 아니고 일부 시가총액 상위기업이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부‧금융당국의 구체적인 정책 청사진이 나올 때까지 저PBR 상태에 놓인 소위 ‘가치주’들에 대한 관심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주총 시즌이 맞물리는 것이기 때문에 올해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목소리도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많은 시선을 받는 곳은 이른바 행동주의 펀드들이다. 이들은 매년 주총 때마다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적 움직임을 나타내 왔지만 올해의 경우 정부 정책마저 여기에 상응하면서 움직임이 보다 경쾌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의 사례가 있다. 최근 이재용 삼성 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 관련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내달로 예정된 삼성그룹 주주총회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미 삼성물산은 지난달 말 1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예고한 상태이나,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 작년부터 외국계 행동주의펀드 팰리서캐피탈,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 시티오브런던 인베스트먼트 등 3곳이 삼성물산에 대한 주주활동을 전개 중이다. 이들 펀드가 들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은 1% 이상이며, 이들은 지난 2일에도 주가가 저평가돼 적극적인 주주환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주주 제안서를 삼성물산에 제출했다.

이 밖에도 VIP자산운용이 최근 삼양그룹 계열사 삼양패키징을 상대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요구했다. 지난해 에스엠엔터테인먼트를 겨냥했던 얼라인파트너스 역시 국내 은행지주 7곳(KB·신한·하나·우리·JB·BNK·DGB금융지주)에 대해 자사주 매입·소각을 요구하고 있다.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 역시 KT&G 전·현직 이사들이 자사주 활용 감시에 소홀해 주주들의 손해를 초래했다는 이유로 ‘1조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제기 청구서를 보내며 시선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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