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이른바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으로 강하게 상승한 가운데 설 연휴 이후 정부가 발표할 정책의 내용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에 관심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어 기대치를 조정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오지만, 이번에야말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현상)’를 걷어낼 수 있는 기회라는 견해도 동시에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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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가 이른바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으로 강하게 상승한 가운데 설 연휴 이후 정부가 발표할 정책의 내용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10일 정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부의 움직임에 점점 속도가 붙고 있다. 일련의 움직임은 모두 개인 투자자(개미)들이 환호할 만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공매도 전면 금지를 비롯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한도 상향 등이 대표적이다.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나, 한국증시의 선진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움직임이라는 옹호론도 존재한다.
이런 가운데 이달 중 발표될 밸류업 프로그램의 내용은 증시 초미의 관심사가 돼 있다. 이르면 연휴 이후, 늦어도 이달 안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우선 PBR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업종별 투자지표를 비교 공시하고 기업 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상장사의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기재하는 방침을 포함하고 있다.
이미 PBR이 낮은 이른바 ‘저PBR주’들은 이달 들어 엄청난 관심을 받으며 코스피‧코스닥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주주 환원과 주가 부양에 적극적이지 않은 기업들의 명단을 공개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업들에 대한 ‘압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주주가치 제고 우수업체들로 구성된 지수 구성,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의 방안도 고려되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일본 증시의 선례는 많은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3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PBR이 1배 이하인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자본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침과 구체적 이행 목표를 공개하도록 조치했다. 그 이전에 2014년 1월15일부터 개별 상장기업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을 통해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기재한 기업 명단을 매월 공표하기로 조치했다.
일본 공적연금과 중앙은행은 2014년부터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가중치를 부여한 닛케이(NIKKEI) 400 지수를 새로운 벤치마크로 삼아 주식을 매입했고, 작년 6월엔 ROE가 자본비용보다 높고 PBR이 1배를 초과하는 기업 150곳을 모아 ‘JPX 프라임 150 지수’를 새롭게 내놓으면서 기관투자자들이 벤치마크로 사용하도록 유도했다. 최근 일본 닛케이225 지수의 기록적인 성장에는 이와 같이 장기간에 걸친 노력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의 (밸류업)프로그램 역시 장기간에 걸친 노력이 필요하고,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작업도 추가로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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