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더불어민주당이 공천 문제로 소란을 겪고 있다. 컷오프 과정에서 이 대표가 불출마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나오며 자신했던 ‘시스템 공천’의 신뢰성이 무너진 탓이다. 이에 불출마 압박을 받거나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들로부터 반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최근 민주당은 오는 총선 후보들의 ‘물갈이’를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올드보이’ 정치인을 새 인물로 교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는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SNS를 통해 “‘새 술은 새 부대에’ 우리는 미래로 가야 합니다”라며 인물 교체 신호탄을 쐈다. 

이어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며 “새 가지가 또 다른 새 가지를 위해 양보해야 하고 장강의 물은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라면서 기성 정치인들의 총선 불출마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더불어 이 대표는 특정 예비후보에게 직접 불출마를 권유한 것으로도 확인된다. 또 현역 의원에게도 불출마를 압박하며 사실상 현역 컷오프에도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4선 도전을 추진했던 인재근 의원(서울 도봉구갑)은 이 대표와 총선 불출마에 대해 논의 후 전날 기자들과 만나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인 의원은 ‘통합 공천’을 세 차례나 강조하며 현재 민주당의 공천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 “친명 친문을 가리지 말고 국민 마음을 얻을 후보를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해야한다”며 공천 과정에서 계파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음도 지적했다. 인 의원 지역구에 친명계로 알려진 김남근 변호사의 전략공천이 거론되자 공정성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이 대표로부터 불출마를 권유받은 문학진 전 의원도 14일 SNS를 통해 민주당 공천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공천권을 이용해 사당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문 전 의원은 민주당 내 이 대표 최측근을 공천하기 위한 ‘비선’ 세력이 존재하며, 이 대표가 불출마를 권고한 근거가 되는 여론조사 결과 또한 이들로 하여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70년 전통의 공당 민주당에서, 정당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인 공천과 관련하여 이런 초현실적인 작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여러 지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개연성이 다분히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정면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최측근들을 총선에 출마시키기 위해, 비명계 예비후보 밀어내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민주당은 15일 논쟁의 여지가 적은 지역구 중심으로 경선 결과를 발표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하지만 공천에 대한 ‘불신’의 불씨는 진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3차 경선 결과에 불복해 단식농성이 예고되는 등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반발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공천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제기된 탓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민주당이 공천으로 발생된 소음을 신속히 잠재우기 위해서는 이 대표의 불출마 압박으로부터 발생된 공천 불신 해소가 급선무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