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OMC 금리인상 결정...외국인 매매패턴 전환 가능성

[미디어펜=김재현기자] 네차례의 기준금리, 세차례의 지급준비율, 기다렸던 소식이다. 하지만 기대했던 만큼 약발을 받을지 의문이다. 시장에서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16일 유가증권 시장에 따르면, 중국발 쇼크와 대북리스크에 따라 외국인은 15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디어펜
중국 얘기다. 중국시장이 세계경제에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큰 만큼 강력한 처방전이 필요했다. 중국 연기금 자금을 통해 유동성 자금을 지원했지만 단기적인 부양책이라는 것이 시장의 실망감이다.

중국의 금리 인하정책 카드가 현재 상황에서 부족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과도하게 기준금리를 인하시켜 유동성 공급이 과잉되면 주식시장의 버블을 일으킬 수 있어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경제 성장 부양책과 동시에 구조개혁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만큼 1차적인 리스크 해소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6일 국제금융센터와 주식시장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부터 1년만기 대출 기준금리를 4.6%로 0.25%p, 예금금리는 1.75%로 0.25%p 인하했다.

최근 경기부진과 주가 급락세 지속에 따른 조치다. 이날 상해종합지수는 전일(-8.49%)보다 7.63% 하락했다. 농민·농업·농촌 등 3농 대출 비중이 높은 농촌 금융기관 지준율은 1%p 인하했다. 7일물 역RP를 통해 1500억위안 규모 유동성을 공급키로 했다.

해외 IB들은 일제히 중국 정부의 대응에 환호했다.

ANZ은 "이번 조치는 투자심리 안정 뿐만 아니라 실물경기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Bank of East Aisa는 "시중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당국의 적극적 대응"이라고 치켜세웠다.

Capita Economics는 "최근 주가폭락은 과도한 수준으로 중국의 실질적 경기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중국경제는 견조하며 당국의 정책 여력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콘스탄시오 ECB 부총재는 "중국 증시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며 "중국경제가 많이 둔화되고 있지 않으며 8월 독일 지표는 상승했던 지표를 보면 ECB가 중국 주가폭락에 반응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중국의 네차례에 걸친 유동성 지원은 금융시장의 불안을 좌시할 수 없음을 판단한 궁극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 유동성 공급이 일시적이나마 단기효과에 그쳤을 뿐 투매심리를 막지 못하는 분위기다.

서정훈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박사는 "중국 경제가 성장세를 달리다 삐걱거리며 하락세를 유지되는 동시에 세계 경제도 성장이 약화되면서 중국 수요 둔화 우려가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쪽의 자금 이탈이 일어나고 있다"며 "해외 IB들도 다음 3~4분기까지 6.8% 성장에도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 예상하면서 증시 폭락의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중국발 쇼크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당국이 중국 경제를 컨트롤하면서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자금유동성을 폭발적으로 늘려 성장을 시도하는 것보다 일시적으로 성장이 멈추더라도 구조개혁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 국민안전처는 "국가경제 안보와 금융시장 질서를 해치는 지하금융에 대한 인식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당국은 인민은행과 외환당국 협조를 얻어 지하금융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을 막을수 있는 방어장치가 없어 신흥국이나 시장 개방도가 높은 우리나라 역시 금융시장이 출렁거릴 수 밖에 없다.

외국인들이 코스피에서 15거래일째 팔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발 리스크로 시작된 이머징마켓 우려에 따른 움직임이다. 벌써 3조1868억원이 순매도됐다.

통화정책, 재정확대정책을 통해 내수부분 확대와 수출경쟁력을 조금 더 확대할 수 있는 부분들을 공세적인 입장에서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이슈도 금융시장 변동성을 부추기고 있다. 9월 금리인상 불확실성이 남은 가운데 미국도 당분간 중국 쇼크를 반영해 올해 말로 금리인상을 늦출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내달 17일 FOMC의 결정이 가장 큰 이벤트로 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상의 향방을 가늠하기 전까지 글로벌 자금이탈은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했는데도 미국 다우지수가 하락하면서 9월 기준금리 인상은 물건너 간것 아니냐는 시장의 반응이다.

서 박사는 "9월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연기돼 올해 12월로 지연된다면 3개월동안 단기적으로 위험 선호심리가 다시 돌아서면서 달러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미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단행 전까지 외국인 자금유출이 일어나다가 미 금리 변화에 따라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이 전환되는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판단된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