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 급반등세가 지속될 수 있을까?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밝은 표정으로 거래업무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연일 증시가 폭락세를 이어가자 중국이 기준금리와 예금 지급준비율을 다시 인하하면서 중국경제와 증시를 살릴 ‘불씨’가 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글로벌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만큼 이번 조치로 국내증시를 짓누르던 중국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일 중국 인민은행은 전일 저녁 1년 만기 예금금리를 종전보다 25bp(0.25%p) 내린 1.75%로, 대출금리 역시 25bp 인하한 4.6%로 조정했다.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지준율)도 0.5%포인트 내렸다.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해 11월 이후 5번째, 지준율 인하는 올해 들어 3번째 이뤄졌다.

중국 경제 둔화로 중국 증시가 20~25일 나흘간 21.8% 하락하며 심리적 저항선인 3000선마저 무너지며 패닉 장세가 이어지자 중국 정부가 마지막 카드를 빼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중국 경제는 정부 목표인 성장률 7% 붕괴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중국 인민은행은 역환매조건부채권(RP)발행, 양로기금 투입 등을 통해 증시의 폭락세를 멈춰보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해왔다.

일단 이번 조치로 중국 증시의 폭락세는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최홍매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지준율·금리 인하는 중국 경제에 호재”라면서 “올해 하반기 중국 경기 급락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금리 인하로 위안화 절하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수출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정부의 개입이 유동성 증대뿐만 아니라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데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며 “중국 증시가 패닉에서 벗어나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번 인하 목적은 금융시장 안정, 경기둔화 방어 및 환율 조정에 따른 유동성 공급을 위한 것"이라며 ”지준율 인하로 약 6700억 위안의 유동성이 공급되며 단기적으로 중국 증시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경제와 증시가 점차 안정을 되찾으면서 국내 증시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와 더불어 증시를 짓눌러왔던 2대 리스크 중 하나의 세력이 약해질 것으로 기대돼서다.하지만 한편에서는 이번 통화완화 조치보다로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여러 차례 금리 및 지준율 인하 조치가 나왔을 뿐 아니라 실제 효과를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금리와 지준율 인하로 중국 증시가 좋아졌다면 진작에 좋아졌을 것이다”며 “추가적인 금리와 지준율 인하가 일어나지 않는 한 이번 조치는 제한적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외국자본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불릴 정도로 급격한 자본 유출이 반복되는 한국 증시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만간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번에도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이 연일 자금을 빼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세를 환율로도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결국은 국내 기업의 실적이 좋아져야 외국인이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가 미국처럼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이 좋아지면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 현상도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최근 원·달러 환율의 등락과 상관없이 외국인이 매도세를 지속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 한국 증시의 전망을 나쁘게 보고 있다는 것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는 상황이다”며 “현재 일어나는 증시의 반등도 한계가 있는 일시적 반등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