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탄소중립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철강업계가 올해부터 친환경 생산 체제 전환을 위한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올해 투자를 통해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이 적은 전기로를 신설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수소환원제철을 실현할 계획으로 친환경 생산체제 전환을 위한 투자는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 전기로 도입을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양사가 전기로에 투자를 진행하는 이유는 고로 대비 전기로가 탄소 배출이 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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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모형./사진=포스코 제공 |
고로는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데 이 과정에서 제철용 원료탄을 사용하면서 대량의 탄소가 배출된다. 통상 고로에서는 철강재 1톤을 생산할 때 탄소 배출량은 2톤에 달한다.
반면 전기로는 전기를 통해 철스크랩(고철)을 녹여 쇳물을 생산한다. 전기로에서 철강재 1톤을 생산할 경우 탄소 배출량은 0.5톤이다. 고로 대비 75% 수준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이에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생산체제로 전환하면서 전기로 도입에 나선 것이다.
먼저 포스코는 광양에 연산 250만 톤 규모의 전기로를 짓고 있다. 지난 1월 착공에 들어갔으며, 내년 말에 준공이 완료될 예정이다. 본격적인 가동 시점은 2026년이다.
포스코는 광양 전기로 신설에 약 6000억 원을 투입하며, 탄소 배출 감축 효과는 연간 350만 톤에 달한다.
현대제철도 올해 친환경 철강 생산체제 구축을 위한 투자를 본격화한다.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연산 100만 톤 규모의 프리멜팅 전기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투자금액은 약 1500억 원이다. 프리멜팅 전기로는 기존 철스크랩과 함께 직접환원철인 HBI를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신설하고 있는 전기로는 제품 품질이 낮다는 한계도 극복했다. 기존 전기로의 경우 고로보다 품질이 낮아 고부가 판재류를 생산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기로에서 생산한 쇳물을 고로에서 생산한 쇳물과 혼합하는 기술을 적용해 고품질의 제품 생산까지 가능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로 설비 투자는 친환경 생산체제 전환을 위한 첫걸음으로 볼 수 있다”며 “고급강까지 전기로에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사들의 친환경 제품 생산 요구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친환경 생산체제 전환을 위한 투자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설비 도입과 함께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도 동시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양사는 전기로 추가 도입을 위해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에도 전기로를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도입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철스크랩 공급 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할 방침이다.
현대제철도 추가로 연산 100만 톤 규모의 전기로 도입에 나선다. 2029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착공 시점은 미확정이다.
여기에 장기적으로는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수소환원제철을 추진한다. 수소환원제철은 쇳물을 생산할 때 석탄이 아닌 수소를 활용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현재 단계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포스코는 2030년까지 수소 25% 포함된 가스를 활용하는 포스코형 수소환원제철인 하이렉스 기술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50년까지 단계적인 수소환원제철을 실현해 탄소중립을 실현할 방침이다.
현대제철도 수소환원 전기로 방식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한다. 2030년까지는 탄소배출을 약 40% 줄인 철강재를 생산하고, 2050년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수소환원제철이 아직 기술 개발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2030년까지 1차적인 탄소 배출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투자를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친환경 생산체제 전환은 2050년까지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일부 투자 부담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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