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부 홍샛별 기자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올해 국내 주식시장의 화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공매도 전면 금지 정책에 이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한국형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한국 기업의 주가가 비슷한 수준의 외국 기업 주가에 비해 저평가 받는 것을 의미한다.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도 이번엔 제대로 해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를 통해 저평가 받는 국내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 프로젝트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의 가치를 올리는 게 골자다. PBR이란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지표다. 해당 기업이 보유중인 순자산을 기준으로 주가가 고평가 혹은 저평가 상태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즉  PBR이 1 미만인 기업은 순자산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실제 우리나라 상장사 70%의 PBR이 1 이하일 정도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예고 이후 시장에서는 저PBR 종목 찾기 돌풍이 불었다. 금융·보험·증권, 자동차 등 저PBR주로 꼽히는 업종은 일제히 급등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 같은 돌풍 속 2400선 초반까지 주저앉았던 코스피 지수는 최근 21개월만에 268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얼마나 사활을 거는 지는 관련 단체장의 행보에서도 나타난다. 정은보 신임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주 열린 취임식에서 기업 밸류업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정 이사장은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 준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집중하겠다"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전담 조직을 가동하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시 내 근본적 체질 개선 없이 정부의 정책만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오히려 정부가 나서 테마주를 양산, 시장을 왜곡시킨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증시를 부양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더욱 심화시켜서는 안 될 일이다. 지금 우리 증시에 필요한 건 총선을 앞둔 포퓰리즘적 미봉책이 아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시장을 위해 진짜 필요한 일들부터 차근차근 밟아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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