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SK·LG·한화 상반기 투자 급증
상위 그룹 투자액 2017년까지 130조 이상
협력업체 동반성장 위해선 3년간 5조 조성

[미디어펜=김세헌기자]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올해 상반기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한 주요 대기업이 하반기에도 그 규모를 더욱 확대한다. 신성장동력 마련과 대규모 청년 고용 창출, 협력업체 동반성장으로 경제살리기에 집중한다는 목표다.

▲ 현대차는 향후 3년 동안 고도의 IT와 자동차 간 융합 기술을 확보하는데 집중적인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사진은 스마트 워치를 연결한 차세대 블루링크. /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최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와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30대 그룹 중 절반을 넘는 18곳의 투자가 증가했다. 이 가운데 삼성, 현대차, SK, LG 등 상위 4대 그룹의 투자 증가가 뚜렷했다.

이들 4대 그룹의 투자는 29조2715억원으로 50.4%나 급증했다. 금액으로는 9조845억원 증가해 30대 그룹 전체 증가액을 웃돌았다.

삼성은 10조326억원으로 2조2418억원(27.8%) 증가해 현대차에 이어 두 번째로 증가액이 많았다. 현대차의 상반기 투자는 10조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2.0% 급증했다. 늘어난 금액만 6조8972억원을 기록해 전체 증가액의 74.0%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특히 완성차·철강 등 주요 계열사들의 투자가 일제히 오르면서 투자 규모가 삼성과 비슷한 수준까지 확대됐다.

SK는 5조4646억원으로 5천834억원(12.0%) 늘었고, LG는 3조4996억원으로 821억원(2.4%) 증가했다. 한화도 5369억원을 투자해 82.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신세계, 금호아시아나, 영풍, 두산, 효성, 현대백화점 등 12개 그룹의 투자가 증가했다. 신세계(6924억원, 14.4%), CJ(4842억원, 3.7%), 금호아시아나(3678억원, 3.9%), 영풍(3305억원, 25.6%), 두산(2171억원, 11.9%), 효성(2160억원, 4.7%), 현대백화점(281억원, 78.6%) 등이 2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집행했다.

이어 KCC(1709억원, 140.4%), LS(1529억원, 3.9%), OCI(1295억원, 108.9%), 동부(987억원, 37.7%), 대우건설(846억원, 445.8%), 미래에셋(124억원, 90.8%) 등의 순이었다.

반면 현대중공업, 포스코, 대우조선해양, 롯데, GS 등 11개 그룹은 투자가 줄었다. 업종별로 장기 불황을 겪는 조선·철강·정유 관련 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 한화는 성장사업인 태양광사업과 함께 방산·화학, 서비스 분야에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사진은 한화큐셀이 건설한 태양광발전소. / 한화그룹 제공

상반기 투자증가 행보를 보인 대부분 그룹은 물론 그렇지 않은 그룹도 하반기부터는 투자 규모를 더욱 늘릴 계획이다. 이들 그룹은 오는 2017년까지 약 130조원이 넘는 투자를 집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분야별로 살펴보면 이들 그룹은 신성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사물인터넷·스마트카 등 ICT 융합에 약 12조원, 2차전지·탄소섬유 등 신소재 분야에 약 11조원, 태양광 발전·바이오에너지 등 친환경에너지 개발에 약 17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아울러 신형 엔진 개발 등 첨단 부품 분야에 약 9조원을, 유통 채널 다각화·레저 시설 건립 등 유통·레저 분야에 약 6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그룹별로는 삼성은 전자, 바이오, 2차전지 등 분야에, 현대자동차는 친환경자동차, 스마트카 등 미래자동차 분야에 매년 수십 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LG는 에너지, OLED 등의 분야에, 한화는 방산·화학, 서비스, 태양광 사업 확대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GS와 한진은 각각 친환경 발전, 고효율 항공기 도입에, 두산은 대형가스터빈 개발 등에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KT는 유·무선 기가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빅데이터에 대응하는 검색·활용 기술과 핀테크 등에 각각 투자할 방침이다.

특히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는 그룹의 행보가 주목된다. SK, 포스코, CJ 등은 이를 위해 2017년까지 5조원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는 SK는 협력사들의 임금과 복지개선 지원 등 상생 협력을 위해, 롯데는 협력업체의 해외 판로개척을 위해, 포스코는 유망 중소기업에 대해 연구개발을 지원하거나 일정기간 구매를 보장하는데 힘을 쏟을 방침이다.

또 CJ는 농식품펀드 조성과 중소기업 글로벌 동반진출에 대해 지원을 하고, 현대중공업은 아산나눔재단의 창업지원센터와 협력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청년 창업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효성은 탄소와 관련된 기업들을 집중 지원하기 위해 펀드 조성에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