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대기업의 비상장 계열이거나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일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한적으로 기업 정보가 공개되는 비상장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상장사의 3배에 달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발표한 '2015년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 정보공개'에 따르면 지난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48개(소속 계열사 1347개)의 전체 매출액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12.44%로 2013년에 비해 0.02%포인트 줄었다.
내부거래 금액은 181조1000억원으로 4000억원 감소했다.
전체 대기업 계열사 5곳 중 2곳(37.3%)은 내부거래 비중이 30% 이상이었다. 전체 매출액이 100만원이라면 30만원 이상이 내부거래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내부거래 자체를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총수의 사적 이익을 늘리는 등 부당 거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부는 매년 대기업의 내부거래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올해 분석 결과 총수 있는 대기업의 비상장 계열사에서 내부거래가 가장 잦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기업의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24.5%였다.
대기업 상장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7.9%(81조7000억원)인 반면에 비상장사는 23.3%(99조3000억원)에 달해 3배 수준으로 뛰었다.
총수가 있는 대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은 12.7%로, 총수 없는 곳(10.6%)보다 높았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일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많았다. 특히 총수 2세 지분율이 100%인 계열사는 매출의 절반 이상인 51.8%를 내부거래로 얻고 있었다.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는 11.2%, 30% 이상은 19.5%, 50% 이상은 42.7%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졌다.
그러나 최근 3년 동안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은 회사(지분율 20% 이상)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2년 22.3%, 2013년 17.5%를 기록하는 등 낮아지는 추세다.
대기업 집단별로는 SK(28.0%), 포스코(19.4%), 현대차(18.8%), 한솔(16.4%), 태영그룹(16.2%) 순서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금액으로는 SK(47조4000억원), 현대차(31조1000억원), 삼성(25조3000억원), LG(16조4000억원), 포스코그룹(13조7000억원)이 많았다.
일감 몰아주기 관행이 문제가 됐던 시스템통합(SI), 물류, 광고대행 업종의 내부거래 비중은 작년보다 감소했다.
SI 업종 내부거래 비중은 2013년 60.0%에서 지난해 59.9%가 됐고 창고 및 운송관련 서비스업은 36.7%에서 33.5%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광고대행업이 포함된 전문서비스업 내부거래 비중은 44.1%에서 31.0%로 크게 낮아졌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회사분할, 합병 등 사업구조 변경으로 내부 거래 증가 요인이 있었는데도 전체 내부거래는 감소했다"며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규제를 도입한 정부 정책, 기업의 자발적 노력, 매출액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