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더불어민주당 공천 갈등이 극에 달하며 내부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비명계 의원들이 공천에서 배제되는 이른바 ‘비명횡사’로 계파 갈등의 뇌관이 터진 탓이다. 

최근 민주당은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 27일 임종석 전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 중성동갑 공천에서 컷오프함에 따라 계파 갈등에 불이 붙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이 불공정 공천을 문제 삼아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것에 이어, 비명계 중진 의원의 탈당까지 발생되고 있다. 총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도 단일대오는커녕 이탈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설훈 의원은 이날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했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해 당의 민주주의가 상실됐다는 이유다. 설 의원은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직격하며 대표적 비명계 의원으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설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감히 무소불위의 이 대표를 가감 없이 비판했다는 이유로 하위 10%를 통보받았고, 지금까지 제가 민주당에서 일구고 싸워온 모든 것들을 다 부정당했다”면서 이 대표의 사심으로 사실상 컷오프에 해당되는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에 포함되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민주적 공당(公黨)이 아니라 이 대표의 지배를 받는 전체주의적 사당(私黨)으로 변모됐다”며 “이 대표는 연산군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자신, 측근과만 결정하고 의사결정에 반하는 인물들을 모두 쳐내며 아부하는 사람만 곁에 두고 있다”면서 탈당의 변을 밝혔다.

더불어 전날 공천 배제를 통보받은 임 전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지도부가 구제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그저 참담할 뿐”이라며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도무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면서 “통합을 위한 마지막 다리 마저 외면하고 홀로 이 대표만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이냐”며 전략공관위의 컷오프 결정에 반발했다.

그러면서 “저의 최종 거취는 최고위원회의 답을 들은 후에 다시 말씀드리겠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계파 통합을 위한 구제에 나서지 않을 경우 탈당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선정한 전략후보를 의결했다. 

이에 서울 중성동갑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 서울 마포갑 이지은 전 마포서 홍익지구대장, 서울 영등포갑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 경기 성남분당갑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이 전략후보로 확정됐다.

공천에 대한 불평과 재심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최고위가 전략후보 의결을 속전속결로 강행함에 따라 계파 갈등은 쉽게 수그러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