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22대 총선 TF팀 류준현 기자] 국민의힘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인천 남동을에 용산 출신 신재경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을 지난 25일 공천했다. 그러나 공천 결과가 발표되자 국민의힘 인천시당 내부 당원들 사이에서 유튜브 영상 댓글 조작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지난 달 21일 신 후보는 남동구 소재 한 교회를 방문해 교회 목사에게 명함 및 물품을 전달했다는 의혹으로 '평화나무 공명선거감시단'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신고되기도 했다.
논란 속에서 이번에는 후보 개인 유튜브 영상에서 '좋아요'수가 '조회'수를 훨씬 압도하는 이상 현상이 포착됐다는 것. 더불어 영상 댓글 대다수가 터키·중남미계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해외계정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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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2월 27일 오후 2시 21분 현재 유튜브 쇼츠 영상 '[유튜버 우팔계] 이승만의 건국전쟁 필수관람! 인천 남동을 신재경 예비후보의 100억 챌린지'에 중남미계 해외계정으로 추정되는 댓글들이 대거 게재돼 있다./사진=유튜브채널 재경 늬우스 캡처 |
경선 여론조사 기간에 매크로를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외계정 댓글들이 여론을 호도했다는 의혹이 당 내부에서 나오는 가운데, 중앙당이 이를 묵인하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클린공천'을 자처하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29일 국민의힘 인천시당 관계자 및 정치권 등에 따르면 신 후보는 자신의 개인 유튜브 계정 '재경 늬우스'에 업로드한 영상(유튜브 쇼츠)에서 '좋아요'수가 '조회'수를 훨씬 압도하는 이상 현상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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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쇼츠 영상 '[유튜버 우팔계] 이승만의 건국전쟁 필수관람! 인천 남동을 신재경 예비후보의 100억 챌린지'는 2024년 2월 19일 오후 5시 49분~50분 현재 조회수 617회, 좋아요수 1200여건, 댓글수 35건을 각각 기록해 조작의혹을 받고 있다./사진=독자 제공 |
신 후보는 지난 19일 영화 '이승만의 건국전쟁'을 관람하는 내용의 영상 '[유튜버 우팔계] 이승만의 건국전쟁 필수관람! 인천 남동을 신재경 예비후보의 100억 챌린지'를 업로드했다. 해당 영상은 유튜버 우팔계 측의 영상촬영본을 소싱받아 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펜이 입수한 캡처본(2월 19일 오후 5시 49분, 5시 50분 현재)에 따르면 이 영상의 좋아요는 1200여건, 댓글수는 35건을 각각 기록했는데, 정작 조회수는 617회에 불과하다.
유튜브 쇼츠 특성상 영상을 조회하지 않고, 좋아요와 댓글을 달 수 없다는 점에서 좋아요가 조회수를 2배 가량 웃도는 점은 비정상적이라는 평가다. 신 후보에 대한 공천이 확정된 이후인 28일 오후 2시 현재 이 영상은 조회수 1만 1000여회, 좋아요 1300여개, 댓글수 57개로 정상화됐다.
한 유튜브 전문가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영상 조회수가 600이면 600명 이내에서 좋아요가 나와야 하는데, 통상적인 유튜브 플랫폼의 작동원리를 고려하면 좋아요수가 1200이 나온 점은 의혹을 살 수 있는 요소이기는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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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쇼츠 영상 '[유튜버 우팔계] 이승만의 건국전쟁 필수관람! 인천 남동을 신재경 예비후보의 100억 챌린지'에 중남미계 해외계정으로 추정되는 댓글들이 대거 게재돼 있다./사진=유튜브채널 재경 늬우스 캡처 |
더불어 지난 19일 시점까지 해당 쇼츠영상을 비롯 타 영상에서 터키·중남미계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해외계정 의심 댓글들이 다수 포착되는 점도 논란이다.
대표적으로 해당 쇼츠영상 댓글에는 △Alex △JesusPerez △Garcia △javier △HERNANDEZ △Lucero △angelina △carteldesanta △Vasquez 등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중남미계 이름들이 댓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이들 계정을 살펴본 결과, 개인이 저장한 영상들은 스페인어권 영상들로 구성돼 있었고, 국내 영상은 한 편도 없었다. 한국 사람이 스페인 계통 이름으로 만든 계정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유튜브는 사용자가 다시 보고 싶은 영상을 '저장' 기능을 활용해 손쉽게 재시청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개인이 영상을 저장할 때 별도의 설정을 하지 않을 경우, 타인이 특정 개인의 SNS를 살펴보듯 저장한 영상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해외계정으로 의심되는 댓글들이 이 같은 의혹에 휘말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해외계정으로 의심되는 일부 댓글에는 "맨날 침바른 거짓말만 듣다가 진실을 보게 된다", "신인의 패기가 보이네. 스타일도 굿!" 등 신 후보를 긍정적으로 지지하는 댓글들이 있는가 하면, "얘들아 내가 말해줄게 유정복파와 윤석열파(신재경)의 싸움이란다. 근데 유정복파 이번에 개패만 우글우글", "잘나가니까 적이 많더만, 신재경 놓고 김세현 고주룡 다 야지질이라더만 신재경 화이팅!", "인천에 신재경과 고씨 둘이 경선한다며? 고씨는 엠비씨 출신 아닌가?", "김세현 탈락인데 아직도 선거운동 하던데? 컷오프 모름? 무식?" 등 타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들도 다수 게재돼 있다.
28일 오후 2시 현재 조회수 650여건, 좋아요수 27건, 댓글수 19건을 기록한 '인천 남동구을 국민의힘 여론조사 당신의 선택은?' 제하의 여론조사 홍보 쇼츠영상에도 일부 해외계정 의심자가 낙천한 예비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남겨 여론을 호도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인천 남동을에는 신 후보를 비롯 고주룡 김세현 이원복 등 4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했었는데, 지난 16일 중앙당 공천심사에서 신재경 고주룡 양자경선이 결정됐다. 이에 김 전 예비후보는 22일 고 전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성명을 밝혔다.
고주룡 전 인천시 대변인, 김세현 전 인천시 대외경제 특별보좌관(특보)은 유정복 인천시장의 참모로 호흡해 '유심(心)'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에 남동을이 '윤심' 대 '유심'으로 나뉘어 주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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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쇼츠 영상 '인천 남동구을 국민의힘 여론조사 당신의 선택은?'에 중남미계 해외계정으로 추정되는 댓글들이 다수 게재돼 있다. 이들은 신재경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김세현 고주룡 예비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남겼다./사진=유튜브채널 재경 늬우스 캡처 |
이번 유튜브 영상 논란을 두고 양자경선에 올랐던 고주룡 전 예비후보 선거캠프는 국민의힘 공관위 클린공천자원단 국민제보센터에 이의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예비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본보에 "유튜브 쇼츠영상이 게재된 당시 영상을 모니터링 했었는데 좋아요수가 조회수보다 많이 나온 이상 현상을 감지했었다"면서 "해외 계정으로 추정되는 댓글들도 많아 매크로 계정을 돌린 것 같다는 의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 클린센터에 이의신청만 한 상태인데, 공관위가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당에서 공천결정에 대한 설명만 제대로 하더라도 수긍할 텐데 경선과정이 이해되지 않는다. 조사를 진행 중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인천시당 측은 본보의 취재에 "관련 내용을 처음 접한다"며 인천시당과 무관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한 인천시당 내부 관계자는 "인천시당에서는 전혀 모른다. 클린공천은 중앙당에서 접수받고, 중앙당에서 하는 업무"라며 "시도당을 따로 거치지 않는 절차이기 때문에 시도당이 모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공천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을 클린센터에서 받고, 이를 공관위 업무를 맡는 기획조정국에서 관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펜은 해당 의혹 건으로 기획조정국 내선번호 및 관계자, 공천심사 당시 참석한 한 심사위원 등에게 27~28일 수차례 유선통화를 취하는 한편, 문자메시지도 남겼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신재경 캠프 "공천 못받은 자들의 일방적 주장"
유튜브 쇼츠영상 의혹에 대해 신 후보 캠프는 "공천을 받지 못한 자들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해외계정 및 댓글 매크로 이용 논란을 묻는 본보에 신 후보는 "요즘 시대에 매크로(를) 하는 사람이 있는가"라며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 제가 대통령실 출신인데 그런 걸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영상을 촬영한 유튜버의 영상을) 링크만 했을 뿐이지 우리가 만지거나 한 게 전혀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캠프 내 SNS 담당 전문가조차 없다며 조작과 무관하다고까지 해명했다. 신 후보는 "수행팀에서 (영상을) 바로 찍고, 쇼트 만들고 해서 그때그때 올린다"고 답했다.
신 후보 캠프 관계자도 "유튜브가 실시간으로 (조회수를) 카운팅하지 않고, 어느정도 조회수가 나오면 조금 멈췄다가 숫자를 한 번에 합산해서 한 번에 또 올려준다"며 "(조회수·좋아요수의 부조화가) 가공이 가능하다면 저희가 구글 서버를 건드린 셈이다. (조회수 카운팅) 딜레이 때문에 발생한 현상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해외계정으로 추정되는 댓글 논란에 대해서는 "댓글을 저희가 남기라고 한 것도 아니고 그쪽(시청자)에서 그렇게 나온(글을 남긴) 것"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신 후보는 "대통령실 행정관 중에 경선에서 된 건 저밖에 없지 않느냐"며 "그만큼 제가 발로 뛰고 사람을 만나고 지역 주민들께서 그 마음을 알아주셨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 1만뷰(조회수 1만건)에 좋아요 1000개. 저한테 별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경선 때 이 의혹을 제기했던 분들한테 다 설명했다. 그 자리에서는 그렇구나 하고서 돌아서서 자꾸 이런 식으로 주장하는데, 이건 경선 불복이지 않느냐"며 "당내 선거에서 다 원칙을 지키고 한 건데, 깨끗하게 경선이 끝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타지역에서도 매크로 프로그램 활용 의심사례가 나오고 있어, 당 공관위 등에서 이의신청 및 의혹에 대해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의견은 여전하다. 대표적으로 국민의힘 부산 지역의 한 국회의원 예비후보도 최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자신의 이름이 갑자기 상단이 아닌 하단에 노출되는 일을 겪었다. 이 예비후보는 누군가가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달 2일까지만 해도 상단에 이름이 노출됐는데, 지난 5일을 기점으로 동명이인의 성인영화 배우가 상단에 노출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클린공천'을 자처하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거세지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경기 고양정에 출마한 김현아 전 의원을 단수 추천했다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공천을 철회한 바 있다.
경남 창원성산에서도 중앙당의 단수공천 결정에 공천 탈락자, 경선 배제자들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배종천 전 창원시의회 의장은 단수 공천에 반발해 지난 21일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공정한 공천심사는 물론, 경선조차 없었다며 당에 공천심사비 200만원, 당비 90만원 반환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기 전 창원시 부시장도 공천에 불복해 공관위 이의신청서를 제출하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경선 촉구 1인 시위를 한 바 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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