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로 인한 세수 감소, 일시적 현상일 뿐
세금 낮추면 경제성장 촉진돼 안정성 커져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대표적인 정책으로 법인세와 상속세 완화 등 ‘감세 정책’이 꼽히지만, 정부가 이와 관련된 언급을 할 때마다 ‘부자 감세’라는 프레임에 막혀 번번이 좌초되고 있다.

최근에는 야당이 ‘재정 파탄 위기’를 거론하며 세금 완화를 대대적으로 반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감세로 인해 일시적인 세수 부족 현상이 일어날 순 있겠지만, 결국 기업이 활성화 되면 세수는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대표적인 정책으로 법인세와 상속세 완화 등 ‘감세 정책’이 꼽히지만, 정부가 이와 관련된 언급을 할 때마다 ‘부자 감세’라는 프레임에 막혀 번번이 좌초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빌딩숲 전경.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일 재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월 대정부질문의 화두는 ‘부자 감세’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정부를 향해 “지난해 52조 원가량의 세수 부족이 발생한 점을 두고 법인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자 감세로 인해 초래된 일이 아니냐”고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세수 감소의 경우 정부 예상보다 자산 시장과 기업 이익이 줄어들어서 발생한 것”이라며 ‘부자 감세’라는 프레임에 대해 ‘세제 지원’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세수 감소의 원인이 ‘감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장 현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감세로 인해 발생하는 세수 감소 효과는 일시적일 뿐이라는 게 재계의 입장이다. 특히 법인세의 경우 그 효과가 더욱 분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한국경제인협회의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낮추면 경제성장이 촉진됨에 따라 세수 확보 안정성이 오히려 더 커진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전경련이 1996년부터 2020년까지의 연간 법인세수와 GDP, 실업률 통계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실질법인세수를 10% 낮추면 경제성장률은 1.07배(6.94%)로 높아지고 실업률은 0.98배(1.90%)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 부담이 완화되면 기업의 설비투자를 촉진시켜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 전경련 분석 결과 법인세율을 1%포인트 인하하면 기업의 설비투자는 최대 3.6%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높은 법인세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윤석열 정부가 지난 2022년 발표한 ‘새 정부 경제 정책 방향’을 통해 법인세 최고 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인하하는 세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같은 해 12월 법인세 최고세율을 과세표준 구간별로 1% 포인트씩 인하하는 것에 그쳐야 했다.

과도한 상속세 역시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 상속세의 명목 최고세율은 50%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대주주의 경우 20%의 할증이 붙어, 징벌적 상속세라는 별칭까지 붙게 됐다. 과도한 상속세로 인해 대다수의 기업이 본연의 경제 활동을 하기보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여러 비경제적인 활동에 치우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법인세와 상속세 완화는 주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스탠더드”라며 “‘부자감세’라는 프레임은 실질적인 상황과 맞지 않는 정치적 구호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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