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민의힘 공천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가운데 공천 확정자의 평균연령이 60대에 육박했다. 또 20대는 단 한 명도 공천을 받지 못했고 30·40 청년과 정치 신인, 여성의 공천 비율이 10%대에 머무르면서 인적 쇄신 없는 '늙은 공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현재까지 지역구 253곳 중 172곳의 공천을 확정 지었다. 하지만 이들 중 20대 후보는 한 명도 없었고 30대 3명, 40대 15명으로 전체 14%에 불과했다.  여성도 14명으로 약 8%였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19.6%였던 점을 고려하면 청년 정치인들의 설자리가 좁아진 셈이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이 지난 달 16일 열린 첫 공관위 회의에서 “청년, 여성 인재, 유능한 정치 신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정치 취약 계층을 적극적으로 공천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다. 

이마저도 청년 후보들 대부분은 보수정당의 '험지' 또는 '격전지'로 불리는 곳에 배치됐다. 박은식(40) 비상대책위원은 여당 불모지인 광주 동남을에, 이승환(41·서울 중랑)·김재섭(37·서울 도봉갑) 전 당협위원장, 영입 인재 김효은(41) 전 EBS 강사도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경기 오산에 공천이 됐다. 

공관위가 지난 1일 발표한 3차 경선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3선 이상 중진들은 무난히 현 지역구를 지킨 반면 초선 의원 3명은 탈락했다. 또 이들 중에도 2030 청년은 없었다. 반면 6선에 도전하는 올드보이 심재철 전 의원이 경기 안양동안을 공천이 확정됐다. 울산 북구와 청주 청원에서 박대동·김수민 전 의원이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이처럼 여당 공천에서 청년·신인·여성이 설 자리가 사라지고 현역 의원과 중진들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시스템공천'을 통한 인적 쇄신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비판에 서울 강남권, 영남권 등 여당 우세지역에 시민들의 추천에 따라 후보를 선정하는 '국민추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비례대표 공천을 통해 청년·여성·신인에게 문을 열어준다는 계획이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1일 오후 3차 경선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추천제와 관련된 질문에 "좀 더 토론이 필요하다"라며 "아무래도 (별도로) 시간을 잡아서 월요일(4일) 오후에 충분히 논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지난 달 2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21대 총선 공천 때보다 여성과 청년 공천 비율이 낮아졌다'는 지적에 "여성, 청년에 대한 배려는 남은 공천과 국민의미래가 진행해나갈 비례대표 공천에서 감안해나갈 사정들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3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시스템에 따라 공천이 이뤄진다는 건 부정할 수 없지만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청년 , 여성, 원외 후보들에게 무조건 현역이랑 붙어서 이기라는 건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때에는 가산이 전체 정량으로 10~20% 더 줬다. 지금은 득표율의 10% 정도 수준이기 때문에 사실 2~3점밖에 안되는 거다. 엄청 후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