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전자 계열사인 삼성SDI와 화학 계열사인 삼성정밀화학 간의 사업부문과 지분을 주고받는 딜을 실시했다. 이번 거래로 삼성SDI는 전지소재사업을, 삼성정밀화학은 고부가 정밀화학 부문 경쟁력을 크게 강화하게 됐다.
특히 삼성정밀화학의 삼성BP화학 지분 확대는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을 한화그룹에 넘긴 이후 삼성그룹 내 화학계열사 전열 재정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삼성정밀화학의 전지소재사업을 187억원에 양수하기로 결정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양수 대상은 전지소재 R&D(연구개발) 설비와 특허권, 인력, 에스티엠(STM)의 지분이다. 양수 예정일자는 9월16일이다.
에스티엠은 2011년 5월 설립된 2차 전지 양극활물질 제조 합작법인이다.
에스티엠은 2011년 5월 삼성정밀화학과 일본 도다(Toda)사가 합작으로 설립한 제조법인으로 2차 전지용 양극활물질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이 개발·영업을 담당하고 에스티엠은 제조를 맡고 있다. 양도 이전의 기존 주주구성은 삼성정밀화학 58%, 도다 교코(TODA KOKYO) 28.2%, 삼성SDI 13.8%이다.
삼성SDI는 세계 전기차 시장의 확산 추세에 따라 전지 성능을 좌우하는 소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정밀화학의 전지소재 사업을 양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이번 사업부문 인수를 통해 주요 신성장동력인 2차전지 사업을 강화할 토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2차전지는 크게 양극활물질, 음극활물질, 분리막, 전해질 등 네 가지 구성 요소로 이뤄지는데 전지의 플러스극에 해당하는 양극활물질은 어떤 소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지의 성능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양극활물질 연구개발 부문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향후 기술 리더십 측면에서 활용도와 의미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정밀화학은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BP화학 지분 29.2% 전량을 819억원에 양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정밀화학의 삼성BP화학 지분율은 19.8%에서 49%로 높아진다.
삼성정밀화학 관계자는 "정밀화학 분야의 기반기술을 강화하고 사업부문 간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삼성BP화학 지분을 확대하게 됐다"면서 "삼성BP화학의 핵심 중간체 활용을 통한 고부가 정밀화학 분야의 추가적인 사업 확대로 외형 성장은 물론 수익성 제고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정밀화학은 이와 별도로 수원에 위치한 전자소재연구단지 내 건물 등 자산을 삼성전자에 953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삼성정밀화학은 이번 사업양도와 자산매각을 통해 확보된 자금을 친환경 그린소재 사업과 셀룰로스 유도체, ECH(에폭시 수지원료) 등의 고부가 정밀화학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로 연결할 계획이다.
삼성정밀화학 관계자는 "이번 사업재편을 통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갖춘 '고부가 정밀화학 전문기업'으로 도약해 갈 것"이라며 "신규사업 추진, 글로벌 합작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