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지난해 주요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이 하락하고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등 재무안정성이 저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리스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건설업계는 비주택부문 사업을 확대하며 돌파구 찾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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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주요 건설사들의 연간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2.5%포인트 하락한 2%로 집계됐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4일 한국기업평가가 유효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건설사의 지난해 연간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합산 매출은 전년 대비 13.8% 증가한 87조7000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2.5%포인트 하락한 2%를 나타냈다.
국내 주택경기가 활황기였던 지난 2020~2022년 증가한 신규 수주를 바탕으로 국내 건설 기성이 증가한 반면 시멘트 및 레미콘 가격 상승, 높은 인건비 등 인플레이션 여파가 지속되면서 영업이익률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익 축소에 따른 현금흐름 저하, 분양선수금 감소에 따른 운전자본부담 등으로 인한 현금부족분은 외부자금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 차환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업계 전반 유동성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대다수 기업에서 차입금이 증가했다.
다만 합산 총차입금의 경우 지난해 롯데건설이 1조 원 이상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2022년 22조1000억 원 대비 21조5000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합산 차입금의존도 또한 2022년 23.8%에서 지난해 22.6%로 1.2%포인트 하락했다.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등 재무안정성도 저하하고 있다. 지난해 합산 부채비율은 172.2%로 2022년 166.4% 대비 5.8%포인트 증가했다.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하락, 미분양 물량 증가에 따른 운전자본부담 가중, 시행사에 대한 대여 증가, 유동성 확보를 위한 단기차입조달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부각된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건설사 단기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올해는 미분양에 따른 사업위험이 본격화될 것으로 한국신용평가 측은 바라봤다.
지난해 12월 미분양주택은 6만2000가구로 같은 해 3월 이후 9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후미분양도 지난해 10월부터 1만 가구를 웃돌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분양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미분양 증가, 이로 인한 운전자본부담, 높은 금융비용 등을 감안할 때 건설사의 전반적인 차입부담은 올해도 확대될 전망”이라며 “올해 안에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더라도 이러한 인하가 주택 구매자들의 실질 금리로 체감되는 시점은 내년께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도 미분양 리스크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주택 매수 관망세로 분양경기 개선이 제한적이고 대출 금리 현실화에 따른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 저하로 고분양가 책정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올해도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며 “특히 미분양에 따른 공사미수금과 관련해 대손반영이 본격화될 수 있으며 이는 즉각적인 자본감소 및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주택사업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건설사들은 플랜트, 친환경 등 비주택부문 사업을 확장하며 완충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28일 인천 연수구 일대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 초저온물류센터인 ‘한국초저온 인천물류센터 신축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을 시작으로 비주택부문 수주 확대를 통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구축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기업으로 체질 개선 중인 SK에코플랜트는 재생에너지 사업에 역량을 쏟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중국 최대 국영건설사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와 손잡고 이집트 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 프로젝트 공동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이외에 데이터센터 사업에도 많은 건설사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액침냉각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차세대 냉각시스템을 개발하며 설계·시공에 핵심 인프라까지 데이터센터 일괄 구축을 가능케 했다. DL이앤씨 계열사 대림도 지난 1월 서울 금천구 데이터센터 신축공사 착공에 돌입하며 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재무도 강화를 염두에 둔 최고경영자(CEO) 인사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롯데그룹 ‘재무통’으로 꼽히던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은 지난 2022년 말 롯데건설 대표로 취임한 뒤 PF 우발채무를 꾸준히 줄여나가는 작업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며 재무안정성을 높였다.
지난달에는 포스코 ‘재무·전략통’으로 꼽히는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이 포스코이앤씨 신임 대표로 선임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전 신임 대표에 대해 “건설산업 침체로 난항을 겪고 있는 포스코이앤씨의 재무건전성과 프로젝트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신뢰를 나타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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