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특수활동비 문제로 28일 국회 본회의가 끝내 무산되자 새누리당의 대변인들이 잇따라 논평을 내고 새정치민주연합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장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야당은 아무래도 국정 발목잡기, 국정 팔목잡기, 이제는 국정 몸통잡기라는 고질병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상의도 없이 여야 합의를 뒤집은 일방적인 파행이다. 야당의 본회의 파행 꼼수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김용남 원내대변인도 이날 오후 “새누리당은 본회의 개최 몇 시간을 앞두고 갑자기 제기된 야당의 요구에 대해 본회의 심사 전까지 (특수활동비) 제도개선을 협의하자는 제안도 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본회의를 무산시키는 새민련의 행태는 정치 도의에 어긋날 뿐만아니라 전례를 찾아보기도 힘들다. 새민련은 자신들의 화를 풀기위해 정상적인 국회운영을 방해하는 어깃장 정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아울러 “이미 합의가 됐던 본회의를 갑자기 무산시킨 것은 새민련의 화풀이때문이라고 본다.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판결의 불만으로 이미 청문회가 종료된 대법관 후보의 임명을 무산시키면서 대법관 공백사태를 유도하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문정림 원내대변인도 이날 오후 “8월 국회는 새민련이 요구해 소집된 국회임에도 불구하고 빈손국회를 원하는가. 오늘 일정 역시 지난 20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가 합의한 일정임을 벌써 잊었느냐”고 일갈했다.

문 원내 대변인은 또 “오늘 본회의를 오전 10시로 예정해놓고도 자당 의원들에게 11시 예정이었던 연찬회 시작 시각을 10시로 앞당기겠다고 공지한 새민련 지도부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 김용남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28일 오후 논평을 내 "오늘 본회의를 무산시키는 새민련의 행태는 정치 도의에 어긋날 뿐만아니라 전례를 찾아보기도 힘들다"며 "새민련은 자신들의 화를 풀기위해 정상적인 국회운영을 방해하는 어깃장 정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사진=미디어펜

앞서 새민련은 국가기관 특수활동비 경비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소위 내 특수활동비 개선 소위를 구성할 것을 여당에 요구했으나 여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이날 본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여당은 국정원 예산이 법률에 의해 직원 인건비를 포함한 전 예산이 특수활동비로 돼 있으며 전체 국가기관의 특수활동비 중 절반 이상인 점을 들어 야당이 특수활동비 공개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이 대변인은 야당의 주장에 대해 “또다시 반복된 국정원 흔들기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국정원 흔들기는 한반도의 안보 현실을 외면한 자해에 가까운 행위다. 한반도가 군사적 대치 상황까지 직면했던 것이 불과 며칠 전이다”고 쏘아붙였다.

김 원내대변인도 “야당이 제기한 국정원 해킹 의혹이 전혀 사실무근으로 드러나자 특수활동비 문제를 제기했다”고 거들었다.

이날 본회의 무산에 따라 2014회계연도결산안, 이기택 대법관 후보 임명 동의안, 정개특위 활동기한 연장안 등의 처리가 지연될 전망이다. 여야는 서로에게 본회의 무산의 책임이 있다며 대립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