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반도체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미국의 마이크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앞서 HBM3E 개발을 치고 나가 업계를 놀라게 했고, 미국의 또 다른 반도체 회사 인텔과 일본 반도체 기업들까지 경쟁에 가세하며 국내 기업을 위협하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키우기 위해 보조금 경쟁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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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미국의 마이크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앞서 HBM3E 개발을 치고 나가 업계를 놀라게 했고, 미국의 또 다른 반도체 회사 인텔과 일본 반도체 기업들까지 경쟁에 가세하며 국내 기업을 위협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
미국 정부는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출범을 선언한 반도체 기업 인텔에 100억 달러(약 13조3000억 원) 규모의 보조금 지급을 예고했다. 이는 반도체법 시행 이후 최대 금액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22년 반도체 제조를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법(칩스법)을 제정했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 확대에 4년간 총 520억 달러(약 70조 원)의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최근 미국 정부가 이 법에 근거해 각종 지원을 늘리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최근 “미국이 소프트웨어와 설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한때 40%에 달하던 글로벌 반도체 생산 비중은 현재 15%선에 불과하다”며 “모든 칩셋을 미국에서 만들 수는 없지만 AI를 이끄는 칩셋에 대한 주도권은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들이 설계한 첨단 반도체 생산을 다른 나라에 의지하는 것을 막고, 미국이 반도체 산업 주도권을 되찾을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내 기업이 아닌 다른 반도체 기업은 보조금을 받지 못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러몬도 장관은 지난달 26일 반도체지원법과 관련해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이 600건 넘는 투자 의향서를 상무부에 제출했다”면서도 “관심을 표명한 기업들의 상당수가 자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게 잔혹한 현실”이라고 언급 바 있다.
다른 반도체 기업들을 제치고 정부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인텔은 지난 달 21일(현지시간) 1.8나노 공정(18A)을 올 연말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히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당초 양산 시작시점은 2025년부터였지만, 1년여 앞당겨진 것이다.
현재 5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은 삼성전자와 TSMC만 가능한 상태다. 양사는 내년 2나노급 공정의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만약 인텔의 포부대로 양산이 진행된다면 삼성전자와 TSMC를 앞지르게 된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역시 최근 전 세계 최초로 5세대 HBM3E 양산에 돌입했다고 밝히며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자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밀려 3위 자리에 머무르고 있는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 신제품인 H200에 탑재되고 대만 TSMC와 패키징 협업을 할 계획이라며 공개적으로 공급사를 언급하며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이후 삼성 역시 마이크론의 8단을 능가하는 12단 HBM3E 개발 계획을 공개했지만,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이 분명해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여기에 일본 역시 반도체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분투 중이다. 최근에는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타이완 TSMC의 반도체 생산 공장을 유치했다. 공장 건설 비용의 절반인 4조2000억 원을 일본 정부가 대신 낼 정도로, 첨단 반도체 생산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 반도체 전문 인재육성과 연구 시설 확충, 보조금 지원 등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 정부 역시 반도체 산업을 위한 대대적인 지원책과 규제 개선을 약속하고 있지만, 매번 흐지부지 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기업이 정부를 등에 없고 치고 올라오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라며 “향후 국가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긴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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