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의 자기매매 제도가 선진국 수준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종합방안을 조만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 금감원장은 28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자본시장연구원 주관 아래 열린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 개회사에서 "금융투자업계가 시장과 투자자의 신뢰를 깎아 먹는 일부 영업 행태를 스스로 개선하고, 모험자본이 원활하게 공급되도록 자본시장을 선도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진 원장이 지적한 부적절한 영업 형태는 임직원의 불건전한 자기 매매와 금융상품의 불완전 판매 관행, 금융사고를 유발하는 무리한 영업 등이다.

그는 최근 금감원 임직원에게 금융 개혁의 절실함과 절박함을 강조하고자 언급한 '에스키모인의 늑대 사냥법'을 인용하며 금융개혁에 매진해줄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에스키모인은 날카로운 창에 동물의 피를 묻혀 들판에 세워두면 늑대가 그 피를 핥다가 피 맛에 취해 창에 베인 자신의 피까지 계속 핥으면서 죽어가는 사냥법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진 원장은 "한국 자본시장이 현재 '생존'(survival)을 넘어 '진화'(evolution)를 위한 새로운 전략과 패러다임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며 "금융투자업계와 금감원이 금융개혁이나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역할을 잊고 현재에 안주하려는 순간 시장과 투자자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금융회사 검사·제재 개혁방안 등 시장의 자율성을 존중하기 위한 금감원의 노력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협회도 업계와 금융소비자의 권익 보호와 금융투자 산업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 제고를 위한 고객중심의 영업문화 정착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고령화·저금리 기조 고착화로 국민의 안정적 노후지원과 복리증진을 위한 금융투자 산업의 역할과 책임이 더 커졌다"며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자산형성 지원과 자본시장의 모험자본 공급기능 활성화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감독당국이 감독의 일관성과 감독절차의 투명성을 제고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고, 감독과 규율의 실효성을 높이는 동시에 감독자원의 낭비요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금융투자업계에 대해선 "감독당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기존의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내부통제와 자율규제를 주도적으로 감당하는 책임감 있는 시장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토론회는 80여명의 금감원 임직원과 120여명의 금융투자 업계 임직원 등 총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업계와 시장이 바라는 금감원'과 '금감원이 바라는 금융투자업계',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업계와 감독원의 역할' 등 3개의 주제로 나눠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