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1500만명에 달하면서 반려동물 관련 산업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펫(반려동물)보험 계약 규모 역시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반려동물 개체수에 비해 가입률은 여전히 낮은 상황으로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펫보험을 판매하는 농협·롯데·메리츠·삼성·캐롯·한화·현대·ACE·DB·KB(가나다 ABC순) 등 10개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 계약 건수 합계는 10만9088건으로 전년(7만1896건)보다 51.7% 증가했다. 지난해 펫보험 신계약 건수도 5만8456건으로 전년(3만5140건)에 비해 66.4% 치솟았다.
펫보험 원수보험료(보험사가 보험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는 468억원으로 전년(288억원)보다 62.9% 급증했다. 다만 반려동물 개체수가 799만 마리(2022년 농림축산식품부 국민의식조사 기준)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반려동물의 펫보험 가입률은 1.4%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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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반려동물 보험 가입률은 2020년 0.4%, 2021년 0.7%, 2022년 0.9%에 불과했다. 스웨덴(40%), 영국(25.0%)이나 일본(12.5%) 등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반려동물 가구는 602만 가구로 전체의 25.4%에 달한다.
반려견 치료비는 모두 비급여로 감기 치료만 8만원에 달하는 등 가격이 높고 병원마다 7~8배의 편차를 보인다. 반려동물 월평균 양육비 15만원 중 병원비가 40%를 차지(2022년 농림축산식품부 국민의식조사 기준)하는 가운데 반려동물 양육자의 약 83%(한국소비자연맹 조사결과)는 동물병원 진료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펫보험이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은 관련 제도적 기반이 미비한 탓이다.
손보업계는 동물진료 표준 진료코드가 없고, 동물진료기록부 발급이 의무화되지 않는 등 제도적 기반이 미흡하고 진료비 관련 통계와 데이터 부족으로 보험료 산정 및 손해율 관리가 어렵다는 점을 상품 개발 등 펫보험 시장 확대에 부담으로 꼽고 있다.
특히 수의사법 개정을 통한 동물병원의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통해 반려동물에 대한 과잉진료나 보험사기를 방지하고, 반려동물의 연령, 품종 등에 따른 상품개발과 보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업계는 주장했다.
동물등록제를 연계시키는 사업도 진척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동물등록제는 반려 목적의 2개월령 이상인 개는 반드시 지자체에 등록하게 한 제도다. 국내 동물등록제 등록률은 △2017년 13.1% △2018년 20.5% △2019년 24.4% △2020년 27% △2021년 37.4%로 미진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동물병원이나 펫샵 등에서 반려동물보험 가입이 확대될 수 있도록 단기(1년 이하) 보험상품뿐만 아니라 장기(3~5년) 보험상품까지 가입이 가능하게 관련 규정을 개정, 조만간 시행할 예정이다.
또 동물병원에서 클릭 한 번으로 보험사로 진료내역 전송 및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반려동물보험 관련 전문성을 갖춘 신규 사업자가 차별화된 상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반려동물 전문보험사’ 진입도 허용할 계획이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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