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한화가 해양에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해운에 이어 시추업 관련 사업까지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동관 한화 부회장의 친환경 해운사를 설립하겠다는 해양 탈탄소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선박 운송 및 임대업을 위해 ‘한화해운’을 신규 상표를 특허청에 등록했다. 통상 상표 등록이 확정되려면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이번 상표 등록을 통해 한화가 해운사 설립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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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사진=한화오션 제공 |
한화는 지난 5월 한화오션을 인수하면서부터 해운에 대한 사업을 고려하고 있었다. 한화는 한화오션의 지난해 5월 임시 주주총회 당시 사업목적에 해운업·해상화물운송사업 등을 추가한 바 있다.
특히 이번 해운업 진출은 김동관 한화 부회장의 해양 탈탄소 전략과 맞물려 있다. 김 부회장은 올해 1월에 열린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친환경 해운사 설립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김 부회장은 해양 탈탄소 솔루션으로 100% 친환경 연료만 사용하고 전기 추진도 가능한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을 제시했으며, 친환경 해운사 설립이 필요하다고 봤다. 실제 한화는 현재 100% 암모니아만으로 가동하는 가스터빈을 개발하면서 탈탄소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또 한화는 해운사업 진출뿐만 아니라 시추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한 회사인 ‘한화드릴링’도 특허청에 신규 상표로 등록했다. 시추업 진출을 통해 시추선(드릴십) 건조를 넘어 해양 에너지 개발 사업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유가 상승으로 인해 시추 관련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사업에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말 배럴당 60달러 수준이었던 국제 유가는 올해 들어 배롤당 80달러대를 보이고 있으며, 산유국들의 감산 조치로 인해 유가는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당분간 시추 관련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시점에 맞춰 사업 진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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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친환경 탈탄소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한화 제공 |
업계 내에서는 한화가 해운업은 물론 시추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은 김 부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보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때 주도적인 역할을 한 만큼 한화오션의 사업 확장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오션을 종합 해양회사로 키우려는 의지가 보이고 있으며,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한화오션에 가지는 애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며 “한화가 육해공을 아우르는 기업이 된 만큼 해양에서 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한화 측에서는 아직 사업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시추회사 설립과 관련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인 시기나 방법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회사명은 아직 정해진 바 없으며, 여러 가지 가능한 회사명 안에 대한 상표권 사전 확보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