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이상기후와 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사과 가격 강세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복잡한 검역 절차 등으로 외국 사과 수입도 어려워 물가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납품단가 지원과, 기존 수입과일 할당 관세 품목을 늘려 수요 분산으로 사과 가격을 낮출 계획이다.
문제는 복잡한 검역 협상 자체다. 사과를 수입하기 위한 검역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신선과실 가격은 전년보다 41.2% 상승했다. 상승폭은 1991년 9월 이후 32년 5개월 만에 가장 크다. 사과 가격이 치솟자 대체 과일 수요가 늘어 과일값이 연쇄적으로 오르고 있다. 실제 지난달 사과 가격은 1년 전보다 71.0% 올랐으며 대체 과일인 귤(78.1%), 토마토(56.3%), 딸기(23.3%) 등도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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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월 29일 서울시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을 방문하여 주요 과일의 공급 판매 현황과 함께 농축산물 물가 동향을 점검하고 소비자들의 의견도 청취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
업계에 따르면, 사과 가격 급등은 이상기후가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봄 이상저온에 따른 냉해와 여름철 집중호우, 수확기 탄저병 등에 따른 과일 농사 흉작으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농가 고령화로 재배 면적도 감소해 사과 가격 강세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과 재배면적은 올해 3만3800㏊에서 2033년 3만900㏊로 8.6% 감소한다. 이에 사과 생산량은 올해 50만2000t에서 2033년 48만5000t 안팎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목표인 상반기 2%대 물가 조기 안착을 위해서는 과일 가격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묘수가 없다. 사과 조생종이 출하하는 오는 7~8월까지 공급이 부족해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 사과를 수입해 수요를 충족하기도 상당히 까다롭다. 복잡한 검역 절차에 수입을 위한 검역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사과 수입을 위한 검역 협상은 11개국과 진행 중이다. 이 중 가장 진전이 많이 된 국가는 일본이지만, 검역 8단계 중 5단계에서 멈춰있다. 이마저도 지난 2010~2015년 위험 분석 단계를 진행하다 중단됐다. 검역 협상은 평균 8년 1개월이 걸리지만 일본과 협상은 1992년도부터 진행돼 이미 30년이 지났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에 대해 "검역 협상은 전문가의 영역이고 상대국이 있는 영역이다 보니 상대국 병해충 상황, 의지, 대응 속도 등의 기간이 불가피하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과일 가격이 높다고 해서 바로 수입해 효과를 낼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물가 상승에 따라 바로 수입할 계획은 없다는게 정부 입장이지만, 그 대신 정부는 과일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13개 과일·채소에 납품 단가를 지원하고 유통 가격을 낮출 방침을 내놨다.
일종의 대안이다. 농식품부는 204억원 규모의 납품 단가가 지원되면 정부 할인 지원(20%)과 별개로 10% 이상 더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농식품부는 4월까지 사과를 포함해 가격 강세 품목에 최대 40% 이상 할인을 지원하고 비정형과와 소형과 공급도 이어간다. 그러면서 바나나, 오렌지, 파인애플 등 기존 수입과일 할당 관세 품목에 만다린과 두리안을 추가해 수요를 분산시키겠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