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2찍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이 대표는 전날 인천 계양구의 한 식당에서 선거 운동 중 한 시민에게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발언해 논란을 자처했다. '2찍'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뽑은 사람을 비하하는 용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설화' 리스크가 재발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어제 지역구에서 사용했던 2찍 표현에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며 "저의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했다.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 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모두 똑같은 주권자이고 이 나라의 주인"이라며 "국정운영의 무거운 책임을 맡고도 이 나라 주인의 의사를 무시하고 오만 속에 국정을 손 놓고 있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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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2찍' 발언으로 논란이 발생하자 "저의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사과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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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더 낮은 자세로 더 국민과 가까이 국민의 뜻을 온전히 섬기는 정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2찍 발언에 정치권은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개딸들의 아버지답다"며 "야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지난 대선 때 기호 2번에 투표했다는 비하의 의미로 쓰이는 '2찍'이라는 말이, 시민과 인사를 나누던 중에 스스럼없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인의 언행은 누구보다 신중해야 한다"며 "내 편이 아니라서,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은 통합과 미래로 나아가야 할 우리의 정치를 다시 분열과 구태로 몰아갈 뿐"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탈당파가 뭉친 제3지대 새로운미래에서도 이 대표의 2찍 발언에 쓴소리가 나왔다.
박원석 새로운미래 수석대변인은 "제1야당 대표가 한 말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혐오 발언"이라며 "이 대표에게 상대 후보를 찍었던 사람은 국민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설마 야당대표 아니겠지?' 싶은 이 대표에게 이참에 유튜버로 전업할 것을 추천한다"며 "정쟁, 극단화로 치닫는 정치, 갈라치기만 조장하는 막말정치, 증오 정치를 더는 방관할 수 없다"고 힐난했다.
한편, 최근 이 대표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탈당 번복으로 공천 파동이 잠잠해진 틈을 타 발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여당에 맹공을 펼침으로써 민주당의 사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 대표는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에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을 입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을 향해 '권성동과 김영주의 공통점은?' 이라는 글을 올리며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등 맹공에 나섰다.
그러면서 돈 봉투 수수 의혹이 제기된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오는 총선 공천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뻔뻔하게 단수추천됐다"며 비판 강도를 높였다. 그러나 정 부의장이 단수 공천이 아닌 경선으로 공천된 것이 확인되자 "착오로 기인한 실수이므로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사과한 바 있다.
이 대표가 사천 논란을 희석하기 위해 여당을 향한 비판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잇따른 구설을 야기함으로써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설화 리스크가 재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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