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들어 두 달 넘게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이어온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 8일(현지시간) 5% 넘게 조정을 받으면서 ‘주당 1000달러’를 시야에 넣고 있던 투자자들이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더 큰 상승을 위해 필요한 조정일 뿐이라는 시각과 단기 과열에 따른 필연적 하락이라는 견해가 부딪히면서 투자자들도 판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
|
▲ 올해 들어 두 달 넘게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이어온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 8일(현지시간) 5% 넘게 조정을 받으면서 ‘주당 1000달러’를 시야에 넣고 있던 투자자들이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사진=김상문 기자 |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가 한차례 조정을 받았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 대비 5.55% 급락한 875.2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주가는 장중 한때 974달러까지 올라갔지만 이후 별다른 악재 없이 급락해 결국 875달러까지 떨어졌다. 작년 5월 31일 이후 거의 9개월 만에 일일 기준 최대 낙폭이다. 이후 시간외거래에서도 엔비디아 주가는 1.6% 정도 더 떨어졌다.
국내에서 주식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개미) 사이에서 엔비디아는 “작년엔 에코프로, 올해는 엔비디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핫’한 주식이다. 특히 올해 들어서 인공지능(AI) 열풍과 함께 주가가 2배 가까이 폭등하면서 투자 트렌드에서 자신만 소외된 듯한 FOMO(Fear Of Missiong Out) 증후군을 유발하는 종목이기도 하다.
이런 엔비디아가 최근엔 보여준 적이 없었던 낙폭을 나타내자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일찍부터 매수를 해둔 투자자였다면 매도를 할 것인지 소위 ‘불타기(수익 중인 종목을 추가매수 하는 것)’를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엔비디아를 보유하지 않은 채 바라보기만 했던 투자자들로선 이번에야말로 대세에 편승할 기회를 얻은 셈이지만, 만약 이번 급락이 폭락 국면의 시작이라면 고점에서 물리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선뜻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일단 회사를 둘러싼 상황 자체가 변한 것은 없다. 엔비디아라는 기업의 전망은 여전히 ‘그린라이트’다. 서영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엔비디아에 대해 “AI 가속기 성장의 최대 수혜가 예상되며 올해 연말 B100 출시가 예정되는 등 하드웨어‧네트워킹‧소프트웨어 기반 풀스택 경쟁 우위 지속이 예상된다”면서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부양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 가지 주의 사항은 이번 주와 다음 주에 걸쳐 중요한 거시경제(매크로) 지표가 연이어 발표된다는 점이다. 굵직한 것만 꼽아봐도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오는 12일, 한국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 13일, 미국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 14일이다. 다음주에도 일본 중앙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방향회의(FOMC)가 예정돼 있다.
거시경제 변수들이 쏟아짐에 따라 하나하나의 결과에 따라 주가나 채권금리, 환율 등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엔비디아 주가는 단일종목 주가라기보다는 경제지표(index)처럼 움직이는 면이 없지 않기 때문에 엔비디아 주가 역시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해볼 수 있다. 따라서 신규 매수를 준비 중인 투자자라면 매수 범위를 넓게 잡고 ‘분할매수’에 임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는 결론이 다수 전문가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온다.
엔비디아 주가 변동이 국내 증시에 줄 충격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이 가운데 반드시 상황을 불안하게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코스피 2700선 돌파 시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면서 “지난 주말 미국 반도체 관련주 급락은 펀더멘털 변화라기보다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극도의 과열 국면 진입이 단기 급락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